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법원, 검찰청 정문 앞 도로에는 눈이 조금이라도 내리면 염화칼슘이 하얗게 뿌려진다. 얼마 전에는 눈이 다 녹은 후에도 일주일 이상 염화칼슘 분말로 인해 도로가 하얗게 보였다. 결국 도로의 흙과 모래를 제거하는 차량이 와서 염화칼슘 가루를 청소하고 갔다. 염화칼슘을 이렇게 많이 뿌려도 되는 것일까.

염화칼슘은 바닷물이나 석회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이다. 겨울철에 눈 위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습기를 흡수해 눈을 녹게 하고 이때 녹으면서 발생한 열이 다시 주변의 눈을 녹이고 이때 녹은 물은 영하 54.9가 돼야 얼게 되므로 빙판길 제설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이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제설작업으로 사용된 염화칼슘이 차량 하부를 부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전문가들은 제설작업이 된 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반드시 차량 하부까지 세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신영수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염화칼슘 및 소금의 사용량 증가로 도로주변 구조물 부식에 영향을 미쳐 도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염화칼슘을 제조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염산이 도로주변 구조물을 부식시킨다는 것이다. 일례로 성수대교 붕괴의 원인이 염화칼슘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염화칼슘으로 인해 가로수 고사와 하천생태계의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도로에 염화칼슘이 뿌려질 때 일부가 화단으로 튀어 들어가는데 염화칼슘이 녹아 토양에 스며들게 되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가로수의 수액을 빨아들여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제주도 서부관광도로의 가로수 고사의 원인과 파주 통일로 은행나무 100그루 고사의 원인이 바로 제설용 염화칼슘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염화칼슘이 하천생태계의 불균형 초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염분도가 1000mg/이상 되는 물을 벼에 주면 벼가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또 3000mg/이상으로 매우 높은 경우에는 벼 잎에 흑갈색의 반점이 생기고, 말라 죽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하다 보니 최근 서울시는 청계천에 눈이 와도 염화칼슘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천 생태계 보호를 위해 사람이 동원돼 직접 넉가래와 빗자루 등으로 눈을 밀어내고 방문객이 몰리는 지역이거나 계단, 경사로처럼 위험하다고 판단된 지역에 한해 눈을 치우겠다고 한다.

이러하기에 염화캄슘은 OECD에서도 환경문제로 인해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캐나다에서조차 염화칼슘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환경단체들에 의해 염화칼슘 문제가 지적되어 왔으며 2007년 2월 건설교통부에서 도로와 교량에 염화칼슘 사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지자체들이 현재까지 염화칼슘을 제설제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저염화 제설제는 전체구매량의 2.5%수준이며 친환경 제설제 사용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는 사이 전국의 도로 구조물들이 염화칼슘으로 부식되어 가고, 가로수와 하천이 병들어가고 있다.

토목사업인 4대강 살리기 정비사업으로 수조원을 쓸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친환경 제설제의 개발과 도로의 비점오염원 제거시설 도입 등 작지만 근본적인 하천 살리기 방안이 필요하다.

서울시 청계천의 경우처럼 두꺼비생태공원 인근에는 시범적으로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적인 제설방안이 도입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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