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청주지방부는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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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청주지방부는 왜 필요한가"
  • 임철의 기자
  • 승인 2003.08.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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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대표, 토론회 가져
사법서비스의 평등권 확보 위한 당연한 귀결

 

대전고등법원의 청주지방부는 왜 필요한가!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유치 운동이 시민사회단체의 동참으로 공명의 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 운동의 대중성과 실천적 운동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논리적 준거 만들기 차원의 토론회가 청주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지난 21일 청주예술의 전당 대회의실에서는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유치 추진위원회’ 주최와 충청리뷰를 비롯해 충북지구JC, 청주지방변호사회 공동주관의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유치를 위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김수갑 충북대 법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토론회는 이헌환 교수(서원대 법정학부 법학과)의 주제발표에 이어 이태호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 권영관 충북도의회 의원(충주), 정승규 변호사, 박민순 청주MBC 보도국장,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의 토론진행이 있었다. 지역 언론사로서 유일하게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유치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충청리뷰는 지역의 이해와 공감대 확대를 위해 이날의 토론회를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

주제발표에 앞서 민경명 충청리뷰 대표(45)는 주관단체 대표 인사말을 통해 “충청리뷰와 충북지구 JC, 청주지방변호사회가 공동으로 앞장 서 온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유치 운동과 관련, 지난 7월 유치 추진위 구성을 위한 준비모임이 이루어지고 추진위 이름으로 공개토론회가 열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날의 토론회가 도민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공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오 솔 충북지구JC회장(38)은 “충북 사람은 충북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며 “특히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적 명제와 원활한 재판수행이라는 사법부의 목표를 위해서라도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김재중 청주변호사회 회장(44)은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문제는 이제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로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현안이 됐다”며 “사법부의 재판업무 역시 결국 국민을 위한 서비스에 다름 아닌 만큼 법률 소비자인 주민 입장에서 불편한 관련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의 시대적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 주제발표 >

이헌환교수

노무현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여러 부분과 함께 사법제도에 대한 개혁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논의되는 큰 쟁점들은 법조인 양성 제도와 관련, 법학전문대학원(일명 로스쿨)을 도입하는 문제를 비롯해 사법관료주의 및 법관인사제도의 개선을 위한 법조일원화의 문제, 사법에의 국민참여 문제(참심제와 배심제의 도입여부, 시민사법모니터제도), 재판제도의 개선 등이다. 다만 사법개혁의 핵심이랄 수 있는 조직확대 및 사법부의 독립성 강화 문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사법개혁의 관점은 사법 제도적 입장의 시각과 분쟁 당사자인 국민 입장의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는 국민 입장에서 시급한 과제다. 이런 점에서는 단순히 대전고법 청주지방부가 아니라 청주고등법원의 설치를 주장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국민들은 사법의 접근성에 한계를 안고 있는데 우선 경제적 장애가 있다. 분쟁이 발생한 경우 소송을 의뢰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소요된다. 변호사 비용의 적정성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식민지 잔재가 많이 남은 법률문화로 인한 지식적 장애와 함께 지리적 장애도 있다. 우리나라는 하급법원의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상급법원, 특히 고등법원의 수가 적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려 해도 거리상의 이유로 포기하는 예가 적지 않다. 이 밖에 국민들은 절차적 장애와 심리적 장애도 느끼고 있는데 이는 사법부의 대국민 서비스가 향상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지리적 장애 문제를 좀 더 살펴보자. 이 문제는 청주지방부 유치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안이다. 2001년 본안 사건 기준으로 지방법원 판사 1인이 부담한 사건 수는 전국 평균 1024.7건으로 한달 평균 90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수치는 1990년대에 들어와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1심 본안 사건을 기준으로 할 때 1992년에 약 55만 건이던 것이 2001년에는 약 110만 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그런데도 1심 판사 수는 832명에서 1148명으로 소폭 증원되는 데 그쳤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1심 법원의 사건수가 이처럼 2배 가량이나 많아졌는데도 불구,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 동안 고등법원 법관 1인당 사건 수는 그다지 큰 변동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고등법원 판사 1인당 사건 수는 180건에서 155.8건으로 오히려 10년간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1심 판결에 대한 이해당사자의 만족도가 10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라고만 볼 수 있을까. 오히려 접근성에 애로를 느끼기 때문으로 보는 게 보다 타당할 듯 하다.

대법원이 1년간 처리하는 사건 1만 8960건과 고등법원 및 지법 항소부가 1년간 처리하는 사건수 9만 8369건과 비교해 보면 항소심 판결의 약 19%가 상고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심→대법원 상고비율이 19%인데 반해 1심→2심 항소비율은 8%에 그치는 있는 이유를 단순히 1심 법관들의 판결에 대한 만족도 향상에서 찾기엔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심 사건에 대한 항소율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항소심 소송과 관련해 당사자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현실에서 찾는 게 보다 타당한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국민의 법원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청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1심 법원과 항소심법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사법부 조직확대의 문제와 관련해 볼 때 우리나라 법원의 예산은 2001년도 4400억원으로 전체 정부예산(약 94조)의 0.46%에 불과한 데, 이런 수준으로는 국가가 국민에 대한 사법 서비스를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없다.

청주지방법원에서 대전고법에 제기되는 항소사건의 수는 2002년도 기준으로 연 714건(한달 평균 60건)으로 적지 않은 수치로 대전고법 전체 항소사건의 약 27%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청주지방부 설치 주장은 최소한의 요구이자 동시에 대법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사법, 즉 국민을 위한 사법의 구현을 위해서도 그렇다.

< 토론 >

이태호 청주상의회장

 


이 교수가 주제발표를 통해 밝힌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의 논리적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도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본인은 이 문제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 보다 실질적인 타당성의 근거를 제기하고자 한다. 본인은 지방분권국민운동충북본부 공동대표로서 이문제를 지방분권과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주요한 안건으로 채택했다. 또 경제계 대표로서 경제계도 이 문제의 실현을 위해 적극 참여할 것을 약속드린다. 청주지방부설치시 약 4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인데 그렇다면 (대법원으로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충북도민의 경우 대전에서 이뤄지는 항소심의 진행을 위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증인 출석도 어렵고 소송 당사자로서 대전지역에서 변호사를 선정하더라도 대부분 1심의 재판기록만 검토, 소송에 임하는 까닭에 적정한 심리를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 게 현실이다. 사법부는 인적 구조적 사법 시스템 개혁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민주·법치주의 최후의 보루로서 사법부의 권위는 보호돼야 하나 그렇다고 사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문제가 사법부의 권위를 보호하는 문제와 배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주지방부 설치는 사법부 예산이 1%만 돼도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며, 이런 점에서 국가가 사법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너무 부담을 지지 않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권영관 도의원

충주시민 입장에서 주민의 사법 접근성 확대는 더욱 절박한 문제다. 이런 점에서 충주를 비롯한 제천 단양 등 도내 북부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겠다. 개인적으로 아는 어느 시의원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2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는데, 대전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그 시의원은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꼈다”고 실토했다.

 대전의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는 했다. 이 시의원은 항소심에서도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을 위기에 섰는데 다행히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 상고한 결과 대법원에 승소한 과정을 설명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런 점에서 본인은 청주지방부가 아니라 청주고법 자체가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오늘을 계기로 제가 속해있는 충북도의회가 대의기관으로서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도록 하겠다. 같은 맥락에서 각 기관 단체에서도 나서야 할 것이며, 북부지역 주민들은 특히 이 문제를 자신의 일로 인식하고 함께 성원을 보내줘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정승규 변호사

일부에서는 이 운동을 “변호사의 이권에만 부합하는 것 아니냐” “(청주보다 대전에 더 가까운) 보은 영동 옥천을 중심으로 한 도내 남부지역 주민 편의에는 반하는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 때문에 변호사협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문제의식 갖고 있으면서도 과감히 목소리를 못내 온 것이 사실이다. 다만 최근 들어 이 문제는 도민 전체의 이익과 편의에 부합할 뿐 아니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대승적 판단에 따라 변호사협회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게 됐다. 이 운동은 분명 청주지역 변호사들의 사건수임 증대를 꾀하기 위한 집단 이기주의적 차원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남부지역 주민들 경우도 실제로는 항소심 재판을 위해 청주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이 운동의 순수성과 당위성에 대해선 더 이상 의심이 없기를 바라며, 이제부터는 대법원의 결정권자에게 어떻게 지역의 이런 목소리를 전달해 청주지방부 설치문제를 이뤄낼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본다. 서명운동을 비롯해 지역의 정치적인 힘을 결집해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박민순 청주MBC보도극장

민사보다도 형사사건의 경우 충북도민들은 대전고법에서 재판받는 과정을 통해 상대적인 불이익이랄까, 극도의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는 것 같다. 재판 역시 지역의 환경 관습 인식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어 종국적으로 이런 것들의 영향을 받기 마련 아닌가. 그런 만큼 타 지역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당사자는 심리적으로 더 크게 위축되고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라도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는 주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그래서 현실적으로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실천적 운동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전주는 93년부터 전주고법 유치운동을 벌여왔지만 아직 결실을 못보고 있다. 다만 최근 윤경식의원과 장영달 의원이 ‘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중 개정법률안’을 입법 발의한 상태다. 따라서 일단 국회의원들을 집중 설득하는 제도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또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의 전개 등 구체적인 액션(활동)이 필요하다.

이 운동의 구심점에 언론사들이 나서야 한다.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언론사간 묘한 경쟁심리가 지역의 주요의제를 해결하는 데 조차 합심협력의 자세를 가로막는 경우가 많다. 충청리뷰가 이 문제에 대해 주요의제로 설정, 먼저 행동에 나서 준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동시에 큰 감사를 드린다. 언론들도 이 문제를 지역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으로 설정, 적극 동참할 것을 부탁하고 싶다.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

지방분권국민운동충북본부는 이 문제를 분권위의 주요 핵심추진사안으로 선정한 뒤 지난 7월 15일 충북도 도의회 청주시 시의회와 함께 추진위 준비모임을 갖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상태다. 대전고법에 가려면 단양 주민의 경우는 157km, 충주 95km(이상 편도) 항소심 대전에서 진행하기 위해 충북도민이 치러야 하는 비용 단순히 계산할 때 연간 36억원이 넘는다는 추정치 나와 있다. 시간낭비는 더 엄청나다. 큰 틀에서 사법에 대한 국민참여 확대는 시대적 요청 이다. 이 운동에 시민사회단체에서 적극 참여할 것이다. 대법원과 국회를 대상으로 요구서 발송, 방문 등의 구체적인 활동이 전개될 것이며 아울러 전북지역과 함께 범도민 서명운동을 각각 전개하는 것도 실천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내 북부권 주민과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이를 위해 정식으로 추진위를 발족할 때 북부지역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확보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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