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VS 직영 학교급식 논란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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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 VS 직영 학교급식 논란 가속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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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단식중독 계기로 직영전환 입법 추진
업권보호-급식개선 입장놓고 팽팽한 신경전

학교급식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기존의 중.고 위탁급식 학교를 대상으로 직영화를 유도하면서 이해 당사자들의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위탁급식 업계는 연일 대책회의를 가동시키며 업권보호에 나섰는가하면 직영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도 연대를 통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내 일선 학교들 역시 직영전환에 따른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시.군 교육청의 일괄 지시로 말못할 고민에 싸였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직영이냐 위탁이냐를 놓고 또 다른 집단민원이 야기될 소지도 다분하다. 충청리뷰는 중.고 학교급식의 직영화를 사이에 두고 서로 찬반으로 맞서고 있는 당사자들의 견해를 그대로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 편집자

지난 3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18개 학교에서 집단식중독이 발생했다는 뉴스는 교육계는 물론 전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때 중고생 1754명이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공식집계됐다.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위탁급식을 시행하는 학교였다.

이런 대규모 불상사는 곧바로 열린 임시국회 교육위원회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고. 이를 기점으로 급식의 직영화를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법중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입법 발의됐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위탁급식을 직영화한다는 방침아래 ‘위탁급식학교 직영전환 조사서’를 시도교육청을 경유, 각급 학교에 보내 충북의 경우 9월 10일까지 제출토록했다.

2007년까지 직영전환이 불가능한 학교는 학교장 사유서를 구체적으로 작성, 보고서에 첨부토록 함으로써 일선 학교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표면상으론 학교자율에 맡긴다면서 실제론 강제성을 띤다는게 학교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직영전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선 어차피 학부모 의견수렴 및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교육청에서 특정한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없다. 다만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에 따라 의견을 물을 뿐이다. 직영이 어려우면 그에 대한 구체적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탁급식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지금처럼 일방적인 여론화가 조성되는 시점에서 교육청의 이같은 지침은 결국 직영화를 유도하는 강제성을 띤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학교급식의 운영형태 결정은 어디까지나 학교별 재량이다. 기껏 학부모나 운영위원회의 의견수렴을 거치라고 해놓고 학교장 사유서를 내라는 처사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미 정부와 교육청의 방침이 직영화 쪽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반기를 들 학교장은 교육계의 정서상 드물 것이다.

설혹 직영화 반대의견서를 내더라도 정곡을 피해가는 에두르는 수사를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된 여론이 수렴되겠는가. 차라리 공개된 절차, 예를 들어 학부모 단체나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견서를 내라는 쪽이 훨씬 신빙성을 얻을 것이다”고 밝혔다.

학교업무 가중, 부담감 커
취재 결과 급식 직영화에 대한 대부분 학교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기본적으로 학교 부담이 가중되는데다 식중독 등 사고발생시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재 직영급식을 시행하는 학교도 직영화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학교장은 ‘현실론’을 들어 직영화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이 학교는 직영급식을 하고 있지만 초기엔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학교장의 입장에선 당연히 위탁급식을 원한다. 영영사 및 조리사 등 인력관리도 문제이지만 식재료 구입과 위생을 책임져야 할 행정실의 업무부담도 크게 늘어 날 것이다. 물론 정부가 대대적인 예산지원을 한다면 몰라도 지금 수준으로는 직영화가 오히려 급식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단위 학교별로 식재료 등 물품을 구입하는 것도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소규모 구입으론 단가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 더 큰 문제는 급식사고에 대해 학교가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는 언제든지 날 수 있기 때문에 나같은 학교장의 입장에선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특정 사고에 대해 위탁의 경우 경징계로 그칠 수 있지만 학교장 전권의 직영 때는 중징계를 당할 수 있다. 자칫하면 불명예 퇴진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물론 연초에 위탁급식학교에서 집단식중독 사고가 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직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영과 위탁을 두루 경험한 나로선 위탁급식의 장점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지금의 분위기는 너무 획일적이고 일방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차피 급식개선은 장기적 과제”
그러나 직영화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은 ‘대세론’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교육청 관계자의 말을 들어 보자. “학교급식도 궁극적으론 교육의 일환이다. 학교가 급식 전반을 책임지는 것이 옳다. 위탁급식은 업체의 수익창출이 전제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급식의 순수성에서 완벽하지 못하다. 물론 위탁급식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을 상대로 한 급식은 궁극적으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원에 의해 전액 무료로 제공돼야 하며 그 관리를 학교가 맡아야 한다. 시기가 문제이지 언젠간 이런 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시민단체가 학교급식에 대한 자치단체의 고정적 예산지원을 법제화하기 위해 조례제정운동을 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 때를 대비, 지금부턴 서서이 직영으로 바꿔야 한다. 물론 현 상태에서 직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학교별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그렇고, 추가적인 예산 부담이 큰 문제다. 어차피 학교급식 개선은 장기적인 과제이고, 직영은 그 단초가 되는 셈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입장도 완강하다. 학교급식법개정 및 조례제정을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가 전국단위 활동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충북에서도 학교급식 조례제정운동 본부가 직영화 추진의 전면에 나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식중독 무더기 고소건, 무혐의 처분
연초 수도권의 집단식중독 사건은 당시 민주노동당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조치하는 바람에 더 큰 파문을 던졌다.

식중독 사고가 난 해당 학교장과 위탁급식업체 대표, 교육청 관계자 등 22명이 업무상과실치상과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무더기 고발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지난 7월 25일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치고는 책임소재 규명에선 흐지부지된 것이다.
10여년전부터 정부지원으로 시행되는 초등학교 급식과는 달리 중고등학교 급식은 학생들이 한끼당 2000원 선에서 지불하는 급식비로 운영된다.

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충북도내 40여개교가 교내 조리시설을 갖춘 위탁급식을 운영중이며 나머지는 외부 공급으로 위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청주의 경우 선프라자, 삼주외식산업, 두레, 한일캐터링, 천지외식산업, 청와도시락, CJ푸드시스템 등 전문업체가 위탁급식을 담당하고 있다. 위탁과 직영을 놓고 빚어지는 지금의 논란에 대해 청주의 한 학교장은 이상론과 현실론을 들어 이렇게 진단했다. “위탁이냐 직영이냐는 학교별 사정에 따라 결정될 문제다. 일방적인 여론화는 자칫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위탁, 직영 양쪽 다 일장일단이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다면 조속한 직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것은 이상론이다.그러나 현실은 안 그렇다. 결국은 ‘돈’ 때문이다. 만약 지금의 상황에서 일괄 직영으로 전환하게 되면 일대 혼란은 불문가지다. 지금처럼 명분과 논리로만 서로의 주장을 펼게 아니라 정확한 현장실사와 공론화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다. 교육계의 문제인만큼 집단민원을 야기시키지 않는 선에서 가장 적정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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