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나누기 '사랑의 나무·도깨비 뒤주'‥ 나눔장터·나눔 보따리 행사도 잇따라

극심한 경기침체에 정부조차 지방재정의 60%를 상반기에 쏟아 붓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신경써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 같은 어려운 경기여건 속에서 지난 97년 IMF의 원조를 받던 시기 '금모으기 운동'이나 물자 절약 운동인 '아나바다운동'을 생각나게 하는 나눔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색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 눈길
청주 용암1동 '도깨비 뒤주' 금천동 '사랑의 나무'

▲ 30일 청주시 금천동주민센터는 사랑의 나무 점등식을 가질 예정이다. 사연함이 설치된 사랑의 나무는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의 사연을 받아 쌀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많이 사는 청주시내 동네마다 이색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 1동이 4년째 마르지 않는 '도깨비 뒤주'를 운영해 오고 있는가 하면 금천동은 최근 '사랑나눔 은행나무' 점등식을 갖고 사랑의 쌀을 나누고 있다.

청주시 금천동 주민센터는 동사무소 입구 화단에 심겨진 은행 나무에 365일 꺼지지 않는 전구로 장식된 트리와 사연함을 설치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의 사연을 받고 있다. 동주민센터는 하루에 한번 사연함을 열어 확인하고 딱한 사정의 이웃들에게 '사랑의 쌀'을 나눠 주게 된다.

'사랑의 쌀'은 청주시 주민지원과 총괄기획담당에서 올해 1월 1일자 사무관으로 승진해 금천동주민센터 동장으로 부임한 서강덕 동장이 축하 화환 대신 지인들로부터 받은 쌀과 서 동장의 뜻을 전해 듣고 지인들이 정성을 보탠 20㎏들이 쌀 200포대로 나누게 된다.

서강덕 동장은 "금천동은 현재 기초생활 수급자가 470세대 2305명이 살고 있다. 이는 수급자가 많이 사는 청주 용암1동과 수곡2동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것이다"며 "새롭게 가게 문을 여는 사장들조차 신임 동장의 뜻을 전해 듣고 사랑의 쌀을 보내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서 동장은 또 "사상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인해 정부가 신빈곤층 발굴 및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 같은 정부 시책과도 잘 맞아 떨어지고 동네 주민들의 온정도 식지 않아 연일 꺼지지 않는 사랑의 나무 트리가 어려운 이웃들의 희망의 등불이 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천동 사랑의 나무 점등식은 오는 30일 남상우 청주시장의 동 순방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다. 사실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하면 청주시 용암1동 '도깨비 뒤주'를 빼 놓을 수 없다. 도깨비 뒤주는 지난 2005년 10월 끼니를 거르는 저소득층 세대가 많은 동네 특성을 고려해 누구나 쌀을 퍼 갈 수 있게 하자는 제안에서 시작됐다.

이는 인근 학교장과 은행장, 언론인, 변호사 등의 후원 릴레이가 4년여 동안 이어지면서 20㎏들이 쌀 674포대 1만 3478㎏의 온정이 답지했다. 이는 4인 가족이 20㎏들이 쌀 한포대를 한 달여 동안 먹는다고 가정 할 때에 무려 56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용암1동 도깨비 뒤주는 지난 2007년 10월 (주)진로와 마르지 않는 도깨비 뒤주를 위한 병뚜껑 협약을 맺으면서 안정적인 쌀 나누기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병뚜껑 협약은 참이슬 병뚜껑을 1000개 모아 오면 20㎏ 들이 쌀 1포대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데 기증할 수 있다.

이 같은 사랑의 병뚜껑 모으기 운동도 이미 지난해 10월13일 10만개를 돌파해 '제 13회 한마음축제'에서 조촐한 기념행사가 치러지기도 했다. 강사옥 동장은 "서민의 술 소주도 나누고 불우한 지역주민도 도울수 있는 사랑의 병뚜껑 협약식이 마르지 않는 도깨비 뒤주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서민가게 고통분담 '나눔장터' 인기
청주여단협·아름다운가게 공동주관… 나눔보따리 행사도

▲ 17일 청주체육관 앞에선 물자절약과 재활용을 위한 나눔장터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국적인 행사로 한날 한시에 열렸다.
17일 오전 11시 청주체육관 앞. 세상을 뒤덮었던 뽀얀 안개도 영하의 추위도 녹일만큼 훈훈한 나눔장터가 열렸다. 경제난 극복을 위해 청주시 여성단체협의회와 아름다운가게 등이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의류, 도서, 완구류 등 재활용품 8000여점이 선을 보였다.

특히 청주시 공무원들이 기증한 3000여점의 물품은 판매 3시간도 안되어 동이나다 싶이 했다. 청주 남상우 시장 내외도 중국방문시 선물 받은 조각품과 악어가죽 손지갑을 기증해 최고가인 3000원 안팎에 거래 되기도 했다.

청주시여성단체협의회는 재활용 기증품을 가져온 시민들에게 화장지를 교환해 주면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에게 나눔문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날 운영주체별로 기증된 물품에 대한 판매 수익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이용된다.

청주시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모두가 다 함께 경제극복을 위해 노력하자는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환경부 주관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된 이번 행사는 IMF를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섰던 한국인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오후 4시까지 예정되어 있던 이날 행사는 오후 3시쯤에 끝이 났다. 이어 18일 오전 11시 청주시청 광장에선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50세대에 각 10만원 상당의 직지쌀과 라면, 세제류 등 생필품 선물보따리 전달식이 열렸다.

이날 사랑의 보따리는 아름다운가게 신봉점의 지난해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 400만원과 충북시민문화센터 베이비시터들의 사랑의 바자회 수익금 100만원 등 500만원을 들여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남상우 청주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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