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강희 편집국장

며칠 전 중앙일간지에서 ‘아산 온천특구 명성 부활…“고맙다 전철아”’라는 기사를 보았다. 눈길이 확 쏠렸다. 수도권 전철의 충남지역 운행구간이 천안역까지 였으나 지난해 12월 15일 온양온천역을 거쳐 순천향대가 있는 신창역까지 연장되면서 온천특구가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온양온천과 도고온천, 아산온천이 있는 온천특구는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로 붐벼 아산시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는 것이다.

65세 이상은 무료로 전철을 탈 수 있어 노인들이 서울에서 1시간 남짓 타고 와 하루종일 온천욕을 즐기니 아산시가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실제 수도권 전철 개통 이후 온양온천역의 하루 이용객이 초반에 2000~3000명 이었으나 1월 초에는 6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온양온천은 70~80년대까지만 해도 신혼여행지로 이름을 날렸다. 그 당시 결혼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곳으로 여행을 갔다. 이후 이렇다할 메리트가 딱히 없었으나 최근들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다.

온천특구에는 크고 작은 호텔과 콘도·모텔이즐비하고 주변에는 세계 꽃식물원과 온양민속박물관, 외암민속마을 등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외암민속마을에는 60채의 한옥이 보존돼 있고 팜스테이도 가능하다. 이 곳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야인시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아산시는 제2의 전성기를 준비했다는 듯이 여러 볼거리·즐길거리와 깨끗한 숙박시설들을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역 경제가 살아난 것은 물론이다.

충북도민들은 천안역까지 내려온 수도권 전철을 청주국제공항역까지 연결하자는 주장을 벌써 몇 년 전부터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온양온천역까지 온 것을 청주공항역까지 연결하자는 것으로 수정해야 될 판이다. 그 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다.

물론 그동안 지자체 단체장,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권, 시민단체, 연구기관, 언론 등은 한목소리로 수도권 전철 연결 여론을 형성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된 것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이런 의견도 쑥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수도권 전철 연결 주장이 ‘잊어버릴만 하면 한 번씩 나오는’ 정례적인 숙원사업이 돼버렸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안 그래도 청주시는 천안시의 추격에 마음이 편치 않다. 시장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시민들도 천안시의 눈부신 발전을 볼 때마다 속이 상한다. 천안시는 인구와 예산면에서 언제든지 청주시를 능가할 수 있는 도시다. 수도권이라는 우산 아래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뒤에는 수도권 전철이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천안시 인구는 54만 7662명이다.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런가하면 아산시는 지난해 말 기준 인구가 24만8329명이다. 하지만 20만명대라고 얕잡아 봐서는 안된다. 기업체수 증가와 신규아파트 입주 등으로 연평균 3.4%씩 증가하고 있다는 게 아산시 관계자의 말이다. 아산시에는 아산신도시가 단계별로 건립되고 있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삼성산업단지가 있다.

더욱이 2011년에는 아산신도시 2단계 지역인 탕정택지개발지구안에 수도권 전철역인 ‘탕정역’이 신설된다. 주택공사가 건설비 251억원을 전액 부담하고 아산시에서 운영손실비용을 내놓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지역을 흔들어놓을 만한 발전동력이 없는 청주시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다.

청주·청원 통합도 좋고 기업유치도 좋다. 하지만 이미 꺼내놓은 수도권 전철 청주국제공항 연결도 결실을 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만 성사되면 청주시와 청주국제공항은 딴 얼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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