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장연지역학부모회 창립…교육환경 개선 사업 나서

 지난해 성희롱과 관련해 벌금 혐의가 선고된 A교장의 장연중학교 부임을 막아냈던 괴산 장연군 주민들이 이번엔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 문제로 도교육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9일 장연면사무소에서는 학부모 30여명이 모여 ‘괴산장연지역학부모회 창립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가 소규모학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꾀한다며 전국 106개 초·중·고교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며 “도교육청 학교수용계획에도 장연중학교가 통폐합 1순위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학교가 없어지면 초등학교조차 사라지게 되고 젊은 층이 메말라갈 것이 뻔한 데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폐합 논의는 이미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에서 학생 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장연중을 인근 칠성중학교와 통합하는 등 수년 내에 도내 10개 초·중·고교를 통폐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해당학교 학부모의 75%가 반대할 경우 통폐합할 수 없는 것 또한 원칙으로 남겨져있다. 괴산장연지역학부모회는 이날 제20조에 달하는 회칙을 세우고, 창립 경과보고와 통폐합의 부당성을 알렸다. 또한 박찬교 회장을 비롯한 기획실장, 상담실장, 도농교류실장, 사무국장 등 9명의 학부모들로 구성된 집행부를 꾸렸다.

이들은 자녀들의 건강한 교육을 위해 △농촌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 △소규모 농촌학교에 대한 차별.멸시행정 개선 △지역출신 자녀에 대한 장학지원 △농촌체험 학습장 제공과 학부모생산 농산물 직거래 △학부모 문화교양과 친교 △교육문제 등 지역사회문제 연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결의했다. 박찬교 회장은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장연면 거주 학부모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자발적으로 회원가입을 받고 있으며 현재 60가구 중 30명인 50%가 통폐합 반대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급하게 꾸려진지라 앞으로 반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 회장은 “농촌의 교육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나가기 위해 학부모가 나설 수 밖에 없었다”며 “이미 한차례 싸움경력이 있는 지라 연대감이 잘 형성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초 A교장이 학교로 부임하자 장연중 학부모와 학생들은 도교육청에서 교장교체를 요구하는 항의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일주일 이상 등교를 거부하기도 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도내 491개 초.중.고교 가운데 올해부터 2014년까지 33개 초·중학교(분교장 13개 별도)를 통폐합추진대상에 포함키로 했으며, 올해 엄정초 목계분교장, 청성초 능월분교장, 칠성초 외사분교장, 영춘초 의풍분교, 충주 중앙중 가금분교장을 폐지하고 단양 가곡초·중학교를 통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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