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지역 정치인인 신경식 전 정무장관이 최근 회고록인 ‘7부 능선엔 적이 없다’를 발간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 신 전 장관이 대한일보 기자로 입사한 소식을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편지로 알린 뒤 받은 답장을 보면서 저 역시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던 사실을 기억하게 됐습니다.

신 전 장관이 받은 답장에서 할아버지는 “그 많은 직업 중에 왜 하필이면 신문기자를 하느냐. 취직하기가 어렵겠지만 가능하면 다른 자리를 구해보라”며 손자의 입사를 만류했다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도 제가 기자를 하겠다고 하자 못 마땅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외아들이 공무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제 고집을 이기지 못했습니다.(어머니는 항상 공무원이라고 하지 않고 국가를 붙여 ‘국가 공무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주MBC 이병선 기자가 유일하게 ‘놈 자(者)’가 붙는 직업이 기자라고 농담할 때 저의 어머니의 반대가 생각나곤 했습니다. 올해로 16년째 이 길을 걸으면서 숱한 후회를 할 때마다 어머니의 말이 옳았다는 회한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저의 직업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은 지난해 여름 제 부친상 당시였습니다. 제 부친의 빈소에 어머니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자신의 아들이 헛되게 살지 않았다고 여기신 것 같습니다.

특히 저의 두 아들이 장래 꿈이 기자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기자로 살아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저의 큰 아들은 제가 매일 늦게 들어가고 주말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잘 놀아주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태어날 때 선거를 취재하면서 병원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직업을 인정하는 아들들을 보면서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제가 아는 도내 기자 중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기자인 사람이 두 명이 있습니다. 저도 아들들의 꿈이 그대로 이뤄진다면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기자가 된 대열에 낄 것 같습니다./HCN충북방송 보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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