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의 한 중학교에서 여중생들이 정규수업시간과 휴식.점심시간에 포르노성 성인영화를 단체관람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도교육청과 보은교육청 등에 따르면 보은 A중 1학년B반 학생 30여 명은 지난 24일 3교시 체육교과가 실내수업으로 바뀌고 담당교사가 20여 분간 자리를 비우자 일본 영화 ‘여고생...’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멀티스크린을 통해 관람했다.

학생들이 본 이 영화는 1989년 일본에서 실제 발생했던 엽기적인 집단성폭행.살인사건을 다룬 것으로, 고교생들이 17세 소녀를 납치해 번갈아 성폭행한 뒤 40일간 감금.성고문하고 살해해 사체를 공사장에 암매장하는 줄거리로 구성돼 있다.

여학생을 납치해 인간 이하의 만행을 저지르는 내용의 영화를 관람한 일부 학생들은 귀가 후 구토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이 학교는 하루 전 전국연합 학력평가를 마친 뒤 방학식을 앞두고 영화관람 등으로 정규수업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가 뒤늦게 불거지자 사전에 이를 파악조차 못했던 해당 학교측은 “아이들이 공포영화인줄 알고 10분 정도 관람하다 내용이 이상하다고 여겨 바로 끈 것으로 알고 있다. 별 문제 아니다”라면서 사건을 애써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반 학생들은 정규수업시간에 최소 20분간 이 영화를 본 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도 교실문을 잠근 채 관람하는 등 거의 모든 분량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생은 “잠깐 나갔다 돌아와보니 아이들이 교실 안쪽에서 문을 걸어 잠근채 (문제의)영화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도 했다.

사태가 커지자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은 이날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나 방학 중인데다 이 학교 교장을 제외한 전체 교직원이 1박2일 일정의 제주도연수를 떠나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수업시간에 영화를 관람토록 하고 자리를 비운 것부터 잘못”이라며 “정규수업시간에 포르노성 영화를 관람한 게 사실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학습지도책임을 방기한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문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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