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고암동∼왕암산업단지 도로 때아닌 굴착공사
도로 개통 이후 잇단 부대공사로 주민불편·예산 낭비

제천시 고암동에서 왕암산업단지를 잇는 국도38호선 우회도로에 때아닌 굴착 공사가 한창이다. 제천시 상수도사업소는 지난 8월초부터 38번 국도 우회도로 구간 920m에 500㎜ 상수도관 매립 공사를 착공해 현재 아스콘 일부에 대한 절단 공사와 지표 굴착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천시는 또 상수관 매립 공사가 진행 중인 38우회도로와 연결된 왕암산업단지 입구 인근 도로 약 100m 구간에 우수관 매립 공사를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 도로 구간을 운행하는 차량들은 통행 장애는 물론 교통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등 위험한 질주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 도로는 지난 2002년 9월 개통했으나,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약 5개월 여 동안 중앙분리대를 설치했다가 다시 철거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이번에 또 다시 도로변에 대한 굴착 공사가 진행되는 등 금년 내내 정상적인 도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교통 불편과 사고의 위험은 물론 불필요한 예산 지출에 따른 손실까지 피할 수 없게 됐다.
주민 박모 씨(52)는 “중앙분리대, 상·하수도, 우수관 같은 시설은 도로가 개통되기 이전에 공사 단계에서 한꺼번에 진행됐다면 중복 공사에 따른 교통 장애나 예산 낭비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국의 무계획한 행정처리를 질타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 씨(52)도 “도로 설계의 미비로 불가피하게 추가 공사가 필요했다고 해도 모든 공사를 분리발주하지 않고 한꺼번에 통합 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면, 중복된 공사로 인한 예산 낭비와 교통 소통 장애는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제천시는 사업별 예산 확보에 따른 시차 문제를 들어 중복 공사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시 관계자는 “상수도 매립 공사의 경우 약 7.7㎞에 이르는 전체 구간 중에서 문제가 된
920m에 대해서만 국비가 늦게 배정돼 부득이하게 도로 개통 후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우수관 매립 공사 역시 도로 개설 이후 뒤늦게 우수 처리시설 미비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 예산을 배정하고 공사에 들어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가가 920m 구간에 대한 상수관 매립 공사 비용을 뒤늦게 배정하고 우수관 매립 위치조차 예상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도로의 설계, 시공 전반에 걸쳐 국가, 지자체, 유관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따라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통합된 관리 시스템이 구축됐다면 이 같은 부작용은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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