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
김승환 단재문화예술제전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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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
김승환 단재문화예술제전 추진위원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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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를 가능하면 중국역사와 관련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단재를 중국역사와 관련시킬수록 중국의 태도는 강경해지고 반한 감정이 비등(沸騰)해질 것입니다.'

이렇게 간곡한 부탁을 하는 사람은 베이징 경제무역대학의 단재연구가 최옥산 교수였다. 지난 12월 19일, 단재문화예술제전의 학술발표를 위하여 한국에 온 최 교수는 애정을 담아서 한국인들의 국수주의를 비판했다. 아주 조심스러운 비판이었고, 그 비판은 한국이 평화롭게 번영하기를 희망하는 건설적 비판이었으므로 모두들 공감하면서 그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 교수가 보기에 한국인들의 자민족중심주의가 정도를 넘어 심각하다. 가령 중국 쪽의 백두산에 올라가서 태극기를 들고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다든가, 광개토왕비에 가서 고토회복(古土回復)을 다짐한다든가, 무심코 고구려 강역을 한국의 영토로 착각하는 발언을 한다든가 등이다.

조선족인 최 교수에 따르면, 지금은 덜 그렇지만 예전에는 막무가내로 '광활한 만주땅 회복'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침내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꼭 그런 것만은 아니겠으나 동북공정(東北工程)과 같은 개념이 성립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국의 역사에 대한 방어이자 역공(逆攻)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사람 중에는 지금의 동북삼성의 일부, 그러니까 만주를 한국의 예전 영토라고 말하면서 이 땅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 답은 매우 간단하다.

과연 그것이 실현가능한가라고 물어보면 된다. 불가능하다.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려는 즉시 한국은 중국과 전쟁을 해야 한다. 이 문제는, 독도에 일본 배가 지나가기만해도 흥분하는 한국인들의 태도를 그대로 중국인에게 대입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에 독도가 한때 일본 땅이었으니 일본영토로 만들겠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한국인들은 극도로 흥분하여 선전포고를 할지도 모른다.

최 교수의 논지는 한때 그것도 삼사백년 동안 중국 동북삼성의 일부분을 통치했다고 해서 그 영토를 회복한다고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이며 이성적인 판단인지 한국인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중국의 한 부분을 고구려가 지배했고, 고려가 그 체제를 계승했으며, 조선이 고려를 계승했고, 현재의 한국·조선이 조선을 계승했다는 것을 증거로 현재 중국 영토를 한국이 회복할 수 있다는 발상은 너무나 낭만적이다.

물론 낭만적 민족주의나 국수주의도 필요하다. 하지만 낭만이 현실이 되는 것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 최 교수의 말은 이 모든 근거가 단재 신채호의 민족주의 사관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들이 신채호를 한국의 애국자를 넘어서서 동아시아의 질서를 뒤흔들 역사이론의 전거(典據)로 삼는다는 것은 실로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한다.

일전에 반공의식이 강하고 조선 '북한'에 대한 적대감 또한 강한 정치가가, '조선을 도와주어야 한다'라고 하여 놀란 적이 있다. 이 보수정객의 돌변한 태도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기절초풍 정도의 혁변이었다. 이것은 그가 중국에 가서 중국인의 시각에서 동아시아 전체를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결과였다. 그 정치가가 보기에 중국인들은 조선사를 중국의 변방사로 편입시키고자 하고, 그를 근거로 북한 지역을 중국영토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이런 생각 또한 실현될 수 없는 낭만적 희망이다. 하지만 일부 중국인일지라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한 통일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최 교수는 단재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간곡하게 당부했고, 타당한 지적이어서 모두들 동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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