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가족 위한 '휴식 공간·상담 프로그램' 등 필요

암환자를 돌보는 가족 대부분이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국립암센터 이영선, 윤영호 박사팀은 2003년 8월~10월 환자를 직접 돌보는 암환자 가족 310명을 대상으로 조사 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207명(66.8%)이 우울증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9명(35.3%)은 매우 심각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구에서 발표된 암환자 가족의 우울증 발생빈도 40%~60%와 비교할 때, 국내 암환자 가족의 우울증이 더 심각한 상태임을 나타내고 있다.

암 환자 가족의 우울증 발생할 위험도(Odd ratio)를 측정한 결과 환자가 여자인 경우 '남자 54.1%, 여자 73.9%', 배우자인 경우 '배우자 71.5%, 기타 61.4%', 환자의 상태가 '양호한 경우 61.8%, 나쁜 경우 80.0%' 등으로 조사됐다.

또한 환자 간병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 71.6%, 그렇지 않은 경우 61.9%'로 각각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위험도가 높았다.

이밖에 간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 87.3%', '그렇지 않은 경우 59.7%'로 나타났으며, 특히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큰 경우 84.8%', '그렇지 않은 경우 42.4%'로 크게 차이나 눈길을 끌었다.

이는 환자 간병에 따른 신체적 부담과 함께, 환자의 상태 악화, 죄책감, 긴장과 같은 심리적 부담, 병원비 증가와 수입 감소 등 경제적 부담, 그리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사회적 부담 등이 우울과 직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은 "암환자를 돌보다 보면 정작 자신의 건강에 소홀해지고 암환자보다 가족이 더 우울한 경우도 있다"며 "암환자 가족의 건강관리뿐 아니라 병원 내 가족을 위한 휴식 공간 마련, 암환자 가족 지원 및 상담 프로그램 등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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