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토박이 아줌마의 환상적인 메밀묵밥

후루룩 후루룩 마시다시피 해야 하는 묵밥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다.

갖은 양념에 묵은 김치 썰어 넣어 시원하게 끓인 묵밥은 술꾼의 속풀이로도 제격이다. 메밀은 도토리에 비해 얕은 맛은 덜 하지만 건강에는 훨씬 좋은 웰빙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선 청주시 수동 복개천 한켠에 메밀묵밥을 감칠맛 나게 내놓는 ‘묵사발’이라는 식당이 있다. 메뉴 이름을 따서 식당 이름을 지은 것인지 식당 이름 따라 메뉴를 정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 집에서는 메밀묵밥을 묵사발이라고 부른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식당의 묵밥처럼 갖은 양념으로 우려낸 육수에 묵은 김치며 채소와 함께 메밀묵을 길게 썰어 끓여낸 평범한 메뉴다.

▲ 메밀감자옹심이. 메밀을 주재료로 만든 수제비로 묵사발 만큼 인기 있는 메뉴다.
하지만 육수 한 숟가락 떠 먹는 순간 이 집만의 특별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정선 토박이인 식당 주인 남혜숙 아주머니가 개발한 강원도의 맛이 듬뿍 담겨져 있는 것이다. 메밀은 낮은 기온과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강원도에서 많이 재배됐고 때문에 메밀묵밥 ‘묵사발’의 원조도 강원도다.

남혜숙 아주머니는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고 어머니가 따라했던 메밀묵밥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육수. 황태를 기본으로 20여 가지의 재료로 우려낸다는 것. 꽃게와 멸치, 새우 같은 해산물도 들어가지만 비린 맛 하나 없는 개운함을 느끼게 한다. 아무리 입맛이 까다로운 미식가라도 이런 육수의 재료에 적잖이 놀란다고.

이것이 바로 묵사발의 마니아들을 만드는 아주머니의 노하우다. 메밀의 루틴 성분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뇌출혈 등 성인병 예방해 주며 콜린이라는 성분은 간에 좋아 술을 즐기는 사람에게 권할만하다.

특별한 맛에 건강까지 살필 수 있으니 밥 때만 되면 제법 큰 식당안이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다. 여기저기 ‘후루룩 후루룩’ 묵밥 먹는 소리에 ‘시원하다’ ‘조오타~’는 탄성이 터져나온다.

메밀묵사발 뿐 아니라 같은 육수로 끓여내는 옹심이 콧등치기(칼국수), 얼큰수제비도 인기 있는 메뉴다.
지금 청주 수동에 가면 강원도 메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전화 242-5400, 메밀묵사발·옹심이콧등치기·얼큰수제비 각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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