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암 사망률 지역편차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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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암 사망률 지역편차 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8.12.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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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암 사망지도 분석‥ 경남 최고·서울 최저 충북 미스터리

<한겨례>암은 한국인의 저승사자다. 현재 한국인 사망원인 1위가 암이다. 지난해 총 사망자 24만명의 28%인 6만7천여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2위인 뇌혈관 질환의 세 배 가까운 수치다. 이 저승사자인 암을 들여다보면 한국 사회가 보인다. 암은 지역마다 전혀 다르게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국내 최초로 지역별 암 사망률을 들여다봤다.

<한겨레>가 입수한 보건복지가족부의 ‘전국 암종류별 사망자 통계’(2007년)를 보면 한국인들의 지역별 암 사망자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이번 통계는 기존 언론에서 보도한 암통계가 지역별 암 사망자 수 정도를 추산하는 정도였던 것과 달리 암 종류별로 지역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지역별 암 사망원인을 통계화한 것은 처음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지역에 따라 사망률이 높은 암의 종류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그동안 통계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고소득지역보다 저소득 지역 암사망률이 높다는 상식적인 수준만 통계로 잡혔다. 그러나 <한겨레>가 입수한 지역별 암사망자 전수조사 통계는 의학적으로 쉽게 설명이 안 되는 부분도 찾을 수 있었다. 왜 부산에선 간암 사망률이 월등히 높으며, 전남에선 별로 없는 대장암이 왜 바로 옆 광주에선 많은 것일까? 충북지역은 유난히 위암사망자가 많아 남녀 모두 전국 최고 수준이다. 울산 남성의 전립선암 사망률은 가장 낮은 지역에 비해 세 배 수준이다. 여기에 의학적으로 아직 확실하게 풀이하기 어려운 새로운 의문들도 떠올랐다.

경남, 암 한참 진행된 뒤 발견되는 비율 높아
암에 대한 주요통계로는 우선 ‘사망자 수’가 있다. 지역별 인구 차이를 고려해 지역인구와 암사망자를 비교하는 ‘인구 10만명당 사망률’ 통계를 낸다. 이 통계 역시 지역마다 성별 구성, 세대 구성이 차이가 있어 연령 표준화 작업을 한다. 이 표준화 작업을 거친 뒤 지역별로 암사망률을 비교할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7년 전국 광역시도별 암 지역별 종류별 사망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암으로 숨진 사람은 6만7561명이다. 이 가운데 남자가 4만2778명으로 63.3%를 차지했다. 여자는 2만4783명이었다.

사망률로 보면 전남이 10만명당 205.5명, 경북이 195.8명으로 각각 1, 2위였다. 암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울산과 경기로 각각 103명과 110명으로 나타났다. 전남과 경북의 절반 수준이다.

왜 전남과 경북의 암사망률이 높을까? 65살 이상 고령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20대와 70대의 암발생률 차이는 거의 100배에 이른다. 따라서 노령자가 많은 전남·경북 지역의 암사망률은 젊은 사람이 많은 경기·울산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전남 지역은 2002년 암발생률이 10만명당 344명으로 가장 높았고 울산 지역의 암발생률(176.3명)이 가장 낮았다.

좀더 정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연령 표준화가 필요하다. 연령 표준화를 하면 결과도 전혀 달라진다. 암사망자가 적었던 울산이 전국 4위의 암사망률 지역이 된다. 젊은 사람이 많아 암으로 숨지는 사람 수는 적지만 다른 지역보다 암 환자의 사망률은 높다는 뜻이다. 울산은 특히 폐암과 전립선암으로 인한 암사망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표준화를 거치면 경남이 10만명당 140.8명으로 가장 암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특이한 것은 경남 지역은 암발생률은 낮은데 사망률은 높았다. 이는 경남 암환자들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암이 한참 진행된 뒤 발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역 사람들이 최대한 참다가 뒤늦게 검진을 받는 경향이 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암은 소득 계층에 따라 사망률이 큰 편차가 있는 질병”이라며 “의료보험 제도로 병원을 찾아 갈 수 있는 진료의 평등은 이뤄졌지만 예방 차원에서는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남성의 구별 연령표준화 암 사망률 비교 
이런 차이는 소득차가 현격한 서울지역을 자세히 보면 더 구체적으로 파악된다. 서울의 연령표준화 암사망률은 118.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구별로는 차이가 컸다. 서울에서 연령 표준화 암사망률이 가장 낮은 곳은 예상대로 강남구(100.8명) 서초구(104.1명)다. 가장 높은 곳은 은평구(127.9명) 동대문구(125.8명) 서대문구(125.5명) 차례다. 남성 암사망률을 보면 중랑구(195.3명) 금천구(193.7명) 성북구(191.7명) 순이었다. 강남구 남성의 암사망률은 가장 낮아 148.5명이었다.

참고로, 성별 전국 통계를 보면 남성 암사망률은 경남이 224.9명으로 최고였고, 그 다음 부산(216.1명) 전남(212.9명) 차례였다. 서울은 남성 암사망률이 174.8명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은 부산이 91.3명으로 가장 높았고, 가장 낮은 곳은 제주도(67.1명)와 전남(70.5명) 순이었다.

폐암은 차별의 화신
폐암은 지역별로 가장 편차가 컸다. 예전에는 자궁암이 지역별로 사망률 차이가 큰 질병이었으나 이번 통계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자궁암이 간단한 검사로 예방이 가능하며 암검사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발생 원인이 흡연이기 때문에 생활습관형 암으로 분류되는 폐암은 매년 암사망자 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지난해 10만명당 48.9명이었다. 남성만 보면 10만명당 77.7명이다. 경북과 강원 남성이 70.8명과 59.7명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 표준화 작업을 거친 뒤 비교하면 경남 지역이 남성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아 59.3명이었다. 경남지역 여성의 폐암 사망률은 12.5명으로 전국 3위 수준이지만 남성에 견주면 5분의 1 수준이다.

서울에선 금천구 폐암 사망률이 10만명당 30.1명으로 서초구의 1.44배였다. 이상이 교수는 “부자일수록 담배를 덜 피우고 조기검진을 하기 때문에 폐암 사망률의 편차는 앞으로도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위암 사망률도 암의 불평등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위암 사망률은 전남이 가장 높아 33.9명이었고, 경북(30.7명) 전북(30.5명) 순이다. 반면 울산과 광주의 위암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15.2명, 17.1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연령 표준화 위암 사망률은 충북이 22.8명으로 최고였다. 충북은 특히 여성의 위암 사망률이 전국 1위였고 남성은 전국 3위에 달할 정도로 남녀 모두 위암 사망률이 높았다. 서울은 17.9명으로 가장 낮았다. 서울 지역은 강남구와 서초구의 연령 표준화 위암 사망률이 각각 13.5명, 10명으로 노원구(22.4명)와 성북구(21.3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산 간암, 충북 위암 사망률은 미스터리

간암도 지역마다 차이가 두드러졌다. 연령 표준화 사망률을 보면 서울이 18.8명으로 최저였고 부산은 27명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이 전남(26.2명) 경남(25.9명) 순이었다. 특히 부산은 남성(46.7명)과 여성의 간암 사망률(11.2명)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에서는 중랑구 남성의 간암 사망률이 41.1명으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가장 낮은 강남구 24.9명에 비해 1.65배 많은 수치다.

대장암·췌장암 등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특이한 점은 매년 가장 많은 암사망자가 발생하는 전남 지역이 대장암 사망률은 전국 최저였다. 반면 전남과 인접한 광주의 대장암 사망자 비율은 전국 최고였다. 이는 광주 지역의 식습관이 ‘나쁘게’ 서구화된 반면 노인인구가 많은 전남 지역은 섬유질이 많은 전통식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역별 수치들은 기존 학설을 잘 입증·반영하는 동시에 아직 명확하게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다. 이는 의학계가 풀어야 할 새로운 예방의학 주제가 될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부산 지역에 간암, 충북 지역에 위암 사망률이 높은 데 대해 암 전문가들도 쉽게 이유를 찾기 어려운 미스터리로 꼽았다. 그나마 부산 지역은 민물고기 회를 즐겨 먹기 때문에 간암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짐작된다. 충북은 위암과 함께 식도암 사망률도 전국 최고 수준인데 부산 지역과 달리 원인 짐작조차 어렵다고 한다. 강영호 울산의대 교수는 “소득수준에 따라 암사망률이 차이가 나는 것이 상식인데, 그러나 부산처럼 소득도 높고 위생수준도 높은 곳의 암사망률이 높은 것은 좀더 정밀한 관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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