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덟온 열 다섯.

언제쯤이면 좋을까 하고 이리 저리 살피던
그 날이 바로 오늘,
그 동안 참 오래도 중얼거렸다 하며
이제 '아침에 한 생각'이라는 글낯으로 쓰는 이 글을
그만 접기로 합니다.

아직은 말을 할 것도 적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언제까지 써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끝없이 쓸 것들이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지만
이제 다른 데 손을 대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얼마쯤 그것을 살피고 벼르며 지내는
나름대로의 늘어진 쉼 한자락을 얻고자 합니다.

글을 쓰면서 나는 내 글에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다 허망한 노릇이라는 생각이고
그것은 앞으로 쓰는 다른 글들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을 터,
그저 그렇게 경험과 지식,
그리고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 말하기나 글쓰기라고 생각하니
정신노동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글쓰기와 내 글쓰기는
처음부터 다르고,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글을 접겠다는 말을 할 때
아쉬워하는 사람을 보기도 했지만
글은 접지만 나는 아직 이렇게 살아있고, 또 살아갈 터이니
다시 무슨 말인가 할 것이고
굳이 뭔가 답답하면 언제고 찾아오면
묻는 말에 시원한 대답은 못해줄지 모르지만
왜 왔느냐고 박대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가 누구든,

앞으로 다시 쓰게 될 글은
여기저기 싣는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필요한 분이 있다면
언제든 가져가시면 되고, 그걸 가져다가 무엇을 하거나
나는 그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성서를 선불교의 공안을 보듯 보면서 이야기를 풀고자 하는데
내 역량이 어디까지일지는 아직 모르고
그래서 좀 더 살피며 준비를 할 참입니다.

그 동안 내 글을 아껴주신 모든 이들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다시 헤아리며
그것도 내 기쁨들 가운데 한 가지였음을 털어놓습니다.
즐거웠고 고마웠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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