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덟온 열 넷.

시골길을 가다가
아무래도 꿈을 꿀 일도 없을 것 같고,
사랑을 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린 듯 싶은 노인이
구부정한 허리로 땅을 더듬듯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건너다봅니다.

한 때는 그도 꼿꼿한 허리와 넘치는 힘으로
사랑도 하고 꿈도 꾸었을 것임을
그 구부러진 등과 느린 걸음에서 읽어냅니다.

그 꿈과 사랑이 노인에게는
바로 엊그제의 일이었음도 거기서 보면서
저 모습이 바로 내 내일을 비추고 있는
거울이라는 사실까지 알아차리고는 두 손을 모읍니다.

아직은 더 사랑하고 꿈도 꾸어야지 하면서
허리 구부러지고 걸음 더뎌졌을 때
꿈꾸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남기는 걸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가던 길을 마저 갑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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