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먹던 그때 그 맛…쑥갓, 양념장도 일미

반죽한 밀가루를 홍두깨나 맥주병으로 얇게 민 뒤 마른 밀가루를 뿌려 달라붙지 않게 만든다. 계란말이처럼 두세 겹을 말아 일정한 간격으로 썰면 납작한 누른 국수가 만들어진다. 물을 팔팔 끓인 뒤 굵은 멸치, 애호박, 감자 등으로 국물 맛을 내면 흰쌀이 귀해 보리혼식을 권장하거나 분식 장려운동을 펼쳤던 30여 년 전까지 여염집에서 즐겨먹던 그때 그 칼국수다. 고춧가루와 간장 등을 섞은 양념장이나 다진 풋고추를 곁들이는 것이 맛있게 먹는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 누른 국수로 불렀던 옛날 칼국수.

칼로 썰어서 칼국수인 셈인데, 눌러서 만든 국수라고 누른 국, 누른 국수라고도 불렀다. 라면도 귀해서 라면을 끓일 때도 함께 섞어서 끓였을 정도로 자주 먹었던 음식. 그런데 언제부턴가 칼국수집은 지천에 널렸는데 이 누른 국수를 찾아보기는 어렵게 됐다. 면발은 굵거나 차져지고 국물에도 버섯이나 조개 등 시원한 맛으로 승부를 거는 칼국수집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청주소방서(시청 맞은편) 뒤 복개도로에 있는 소영칼국수는 추억의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지하상가 부근에서 1970년대 초 문을 연 소영칼국수는 주인장인 손소영 할머니가 25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다 힘에 부쳐 5년 정도 문을 닫았으나 아들 안태욱씨가 가업을 이어 10년 전 현재의 장소에 다시 문을 열었다.

▲ 쑥갓, 양념장, 다진 풋고추는 입맛대로.

35년 전, 집에서도 질리게 먹었던 누른 국수를 식당에서 사먹고 싶었을까? 그래서 차별화한 것이 사골로 진한 국물을 내고 쑥갓을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무한 리필 해준다는 것. 입맛대로 간장양념이나 다진 풋고추로 간을 맞추면 된다. 간혹 해장용으로 고추장을 타 먹는 손님들도 있다. 해장용으로 소영칼국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씹을 힘도 없는 마당에 ‘술술’ 넘어간다는 것.

이 집 메뉴가 칼국수가 전부는 아니지만 다른 메뉴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칼국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밀가루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사람은 설렁탕을 택하면 된다. 이밖에 목살이나 두부 등 안주거리도 있다.      

▲ 소영칼국수 전경(소방서 뒤 복개도로)

위치: 청주시 상당구 수동(소방서 뒤 복개도로) T.043)224-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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