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따며 농심 배우고 더위도 잊고 ‘일석이조’
자치단체 전통테마마을 인기 ‘짱’ 관광농원도 ‘희색’

피서지가 농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른다. 그런데 요즘 더위를 피해 농촌을 찾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어릴 적 농촌에서 자란 부모들이 자연보다 더 큰 가르침은 없다며 아이들 손을 끌면서 곧 농촌이 가족단위 피서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진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촌전통 테마마을. 진천읍 연곡리에 보연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에는 벌써 19차례에 걸쳐 6백여명의 도시인들이 다녀갔다.

반응도 좋은 편. 다녀간 사람마다 너무 좋다며 기회가 되면 다시 찾고 싶다는 말을 남긴다. 주부 김명자씨는(48 서울 성북구)는 “갑갑한 콘크리트 벽을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농촌 전원생활에 흠뻑 빠질 수 있어 좋았다”며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한다.

이처럼 테마마을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 만큼의 동기를 유발하기 때문. 이곳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시지역 주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참숯을 이용하여 손수 냄새 없는 탈취주머니를 만들어 가져가고, 황토 흙으로는 도자기를 빚고, 지푸라기로 짚공예품을 만들 수도 있다.

직접 밭에 나가 따온 무공해 고추, 상추를 먹는 것도 기분 좋은 추억이다.
옥수수를 따서 하모니카 흉내를 내면 갑갑한 도시 일상은 어느새 저만큼 물러간다.

이런 생경한 체험은 농촌을 배운다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흥미, 재밋거리를 안겨준다. 그동안 이름난 바닷가, 계곡을 찾아 물놀이하며 기념사진이나 찍는 피서와 느낌부터 다르다는 것이 체험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이렇게 나름의 프로그램을 갖춘 농촌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각 자치단체마다 세수증대와 농산물 판매를 위해 비슷한 형태의 농촌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생각만 있다면 행정기관 문화체육과에 전화 한통화만 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인터넷을 통해 소개받는 것도 좋은 방법. 진천군의 경우 1억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농촌전통테마마을을 조성하고 농사체험은 물론 먹거리, 문화유적 체험 등을 병행하여 배우면서 즐기는 기회를 제공한다. 진천군농업기술센터 이현우소장은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알거리 살거리 쉴거리 할거리 등 7가지 조건에 만족할 수 있도록 애쓴 결과 도시민들에게 농촌을 알리는 데 체험현장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며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관광농원도 탈 도시 바람에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진천군 덕산면 기전리에 위치한 삼흥관광농원(대표 박범준)의 경우 지난 5월에 이미 8월말까지 예약을 마쳤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수영장, 물 썰매장, 산책길, 잔디구장 등 레저시설을 갖춘 데다 바로 옆에 과수원이 있어 놀이와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의 비결.
삼흥관광농원 박범준대표(37)는 “주로 서울 교회에서 많이 오는데 우연히 우리 농원을 찾은 이후 매년 하계수련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곳이 많다”며 “과수원에서 사과, 배, 포도 등을 직접 따보고 농촌의 여름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어 좋았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농촌에서의 여름나기. 비록 3-4일간의 짧은 귀거래사지만 도시사람들에겐 전원의 넉넉함을 배워가는 건강한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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