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청주방송총국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때문에 잠시 중단했을뿐”
KBS 청주방송총국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었던 ‘시사다큐 지금 충북은’과 화제의 인물들을 주로 다뤄온 ‘아름다운 충북, 아름다운 사람들’이 지난 1일 방송프로그램 개편에서 폐지되자 지역민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지난 92년 첫 방송을 시작한 ‘시사다큐∼’는 ‘생방송 현장 충북’ ‘그린패트롤’ ‘KBS 리포트’ ‘지금 충북은’ ‘시사다큐 지금 충북은’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10여년 동안 지역 현안을 심층 보도해왔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청주방송총국PD들 치고 거쳐가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비중있는 다큐멘터리였다. 그중 최국만 PD는 93년부터 이 프로를 담당하며 청소년 본드흡입, 충주호 참사 그후 단양읍, 피서지 행락질서, 화양계곡이 죽어간다, 실종된 기초환경, 도내 하천이 죽어간다, 장애인취업, 철도건널목 사고 등 환경·사회·문화·농촌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파고 든 것으로 유명했다.
특히 밀렵문제만 3년동안 매달린 그는 밀렵에 관한한 ‘전국구 PD’로 이름을 날렸고 충북조림사업, 꽃동네 폐기물, 제천사과영농조합과 관련된 고발 프로그램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한가지 프로그램으로 충북환경인대상, KBS 작품상, 녹색언론인상, 환경부장관상 등 굵직굵직한 상을 수상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꼽히는 부분. 이 방송으로 인해 구속된 사람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PD는 “뉴스는 속보성이 생명인데 반해 시사프로는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가를 설명해주는데 의미가 있다. 언론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힘들지만 방송효과가 바로 나타나 큰 보람을 느껴왔다”며 “시청자들이 아픈 곳을 잘 긁어준다며 용기를 주었고, 타협하지 않는 방송으로 알려져 방송사와 시청자간에 어느 정도 신뢰가 구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자들 “아쉽다” 여론확산

따라서 중앙방송의 지방방송 홀대 내지 충북 푸대접론이 나온 것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지역에서 제작 방송하는 프로그램 두 개가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이와 연관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KBS 청주방송총국 전용길 편성제작국장은 이와 관련 “KBS의 모든 인력과 조직을 풀가동해 ‘월드컵 개편’을 단행했다. 우리가 월드컵 주관방송사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100명, 지방방송사에서 50명의 인력을 뽑아 월드컵방송기획단을 만들었다. 그래서 청주에서도 이미 2명의 PD들이 서울로 올라갔고 이어 아시안게임에 투입될 PD 2명이 훈련중”이라며 “국가적인 대사를 앞두고 인력이 없어 취한 부득이한 조치이지 지역홀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시사다큐∼’를 반드시 원상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전 국장은 그 대신 격주로 하던 ‘전국은 지금’을 매주 방송하고 시간도 50분에서 1시간으로 연장해 지방방송사의 전국참여가 늘어났고, 그 때 그 때 방송할 수 있는 특집물들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시사다큐∼’가 차지하고 있던 공백을 메꾸기 위해 ‘토요마당’을 시사토론 프로그램으로 바꾼다는 것.
하지만 청주지역 방송사의 모 씨는 “KBS가 전국참여 프로그램 신설 정책으로 가는데 이는 지역 이슈의 전국화라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프로그램의 위축이라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전국 아이템은 ‘뜨지만’ 우리 지역 현안을 다룬 주제는 한계가 있어 기피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자치 시대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따끔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인력부족과 취재의 어려움 등으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운 지방방송사에서 10여년 동안 해온 다큐멘터리를 중단한다는 것은 중앙방송의 지역홀대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로인해 청주방송총국은 KBS방송 전체에서 차지하는 프로그램 비율이 7~8%였으나 5%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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