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공급중단" VS 슈퍼조합 "공정위 제소"

슈퍼마켓협동조합과 서울우유가 우유값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슈퍼마켓에서는 서울우유를 공급가 그대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원가판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유는 서울우유측의 우유 공급가격이 너무 비싸 마진이 너무 적음에 따라 차라리 원가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서울우유측은 슈퍼마켓 창업자들의 '원가판매 운동'에 대해 해당 슈퍼마켓에 우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엄포하고 나섰으며 이에 슈퍼조합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움직임을 보이는 등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치닫고 있다.

청주슈퍼마켓협동조합에 따르면 우유 1리터의 원가는 584원에서 704원으로 120원이 올랐지만, 유통 과정에서 300∼400원으로 300% 이상이 올라 영세소매점인 수퍼마켓에서는 1리터짜리 서울우유를 판매해 얻는 마진은 13%에 불과하다.

또 서울우유측이 대형할인마트에는 20%의 마진율을 보장하는데다 판매 장려금조로 최대 10%의 이익을 얹어주고 있데 반해 슈퍼마켓에서는 똑같은 서울우유 제품을 대형할인마트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고도 이윤은 적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에 불거진 슈퍼마켓과 서울우유의 공급가 분쟁은 비단 우유공급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그간 식품제조업체들은 거래규모가 큰 대형할인마트를 공공연히 편애해왔다.

가격경쟁력에서 처질 수밖에 없는 슈퍼마켓들은 동네 상권에서 조차 밀려나 경기불황의 한파를 맞은 전국에서 월 500개 슈퍼마켓이 폐업하는 등 위기에 빠졌다.

현재 전국슈퍼마켓협동조합은 49개 단위조합으로 구성됐으며 가입 조합원 슈퍼가 5000여개사이다. 충북은 청주 충주 제천 단양에 조합을 두고 400여개 슈퍼들이 가입해 있다.

원종오 청주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서울우유가 대리점을 챙기기 위해 소매 마진보다 몇배나 높은 도매 마진을 보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기업 중심의 정부정책이 영세 창업자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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