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여든 일곱.

오늘은 내가 한 해 동안 술을 참았다가
다시 술 마시게 된 것을
여러 사람과 함께 기쁨으로 나누는
잔치 한 마당을 펼치기로 한 날입니다.

한 해 동안 술을 참는 동안
내가 전에 술 중독자였다는 것을 알았고,
술에 중독되었다는 건
내가 술을 마시다가 내 안에 술 부르는 놈 하나를 키웠는데
그놈이 나보다 더 커버려서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없게 돼 버렀다는 것임을 알아챘으며,

이 녀석을 다스리는 밥을 배운 것이
그 한 해였다는 것을 말할 수 있게 된 아침,
그런데도 한 해 굶은 놈이 내 안에서 춤을 춰서
오늘 새벽 명상은 쉽게 숨이 가라앉지 않는 어수선함으로
그것 눌러 잠재우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했는데,

그러는 사이
'살면서 내 안에, 그리고 내 주변에
나보다 더 큰 그 누구도 두지 않는 것이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여 그 주인공으로 살기를 오늘부터 배우며 내 남은 삶에
남 업신여기는 놈, 어리석은 짓 하는 놈, 폭력적인 놈, 비열한 짓 하려는 놈, 욕심 부리는 놈, 재미있는 것에 탐닉하는 놈, 나서기 좋아하는 놈, 말하려고 하는 놈, 그리고도 내가 지금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수많은 놈들의 몸집이
나보다 더 크지 않도록 단단히 잡도리하여
나 자신으로 너울너울 춤추며 가는 삶을
조금씩 차근차근 익혀나가야지 하며
팔 벌려 새 날 아침을 맞이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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