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기획사 18일 황간면 우매리 답사
<사랑과 야망 >2.5배 규모…군, 긍정적 검토할 듯

아시아 전역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한류스타 배용준의 차기작이 될 것으로 유력시 되는 가운데,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반야사(般若寺) 일대가 세트장 건립 부지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의 물방울 드라마 기획사 관계자 8명은 18일 영동군을 방문해 군청 관계자의 안내로 대상지역을 둘러봤다.

▲ 배용준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의 물방울’의 세트장으로 영동군 황간면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포도와 와인을 특산물로 내세우고 있는 영동군으로서는 귀가 솔깃할 상황. 문제는 영동군이 제공해야할 투자비율이지만 이는 아직 협의 전단계다.
드라마 신의 물방울은 배용준의 소속사가 직접 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서 만드는 드라마로 먼저 제작을 한 뒤 이를 방영할 방송국을 고르는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신의 물방울의 작가인 아기 다다시 남매는 배용준의 열렬한 팬으로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도미네 잇세’의 이미지를 배용준으로부터 따왔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용준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모 업체 간부 Q씨에 따르면 우매리 일대 20만㎡에 약 150억원을 들여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할 수 있는 세트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제주도 묘산봉 관광지구 내에 위치한 ‘태왕사신기’ 세트장보다 규모면에서 3배나 크고 조성금액도 20억원 정도 많은 것이다.

Q씨는 “신의 물방울은 와인을 주제로 한 드라마인데 영동군에 토종 와인업체의 선두주자인 와인코리아가 있고, 반야사 인근의 풍광도 아름다워 세트장 부지로 적극 검토하게 됐다”며 “영동 세트장은 임시건물이 들어서는 1회용이 아니라 신의 물방울 촬영 이후에도 시대물 촬영장으로 계속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Q씨는 또 “신의 물방울은 배용준씨가 오랜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인데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일본에서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며 “내년 9월쯤 방영할 계획인데 일본에서 먼저 방송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트장 성공사례 없어 논란일 듯
문제는 자치단체가 공들여 유치한 역사 드라마 세트가 대부분 흉물로 전락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멀리 예를 들지 않더라도 제천시의 경우 KBS 드라마 ‘왕건’을 비롯해 SBS 드라마 ‘장길산’, ‘대망’의 세트장이 있지만 이들 촬영장은 해당 드라마의 종방과 더불어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김동성 단양군수가 취임과 함께 야심에 차게 추진한 SBS 사극 ‘연개소문’ 세트장도 세트장 조성과 드라마 제작비 등 80억원 전액을 군에서 지원하려다 의회에서 전액 삭감됐음에도 60억원 규모로 규모를 줄여 이를 강행하는 등 추진단계에서부터 반발 여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전국적인 상황도 마찬가지다. 제주도 태왕사신기 세트장의 경우 톱스타 배용준의 출연으로 연간 평균 120만명, 일본 관광객만 20~30만명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9월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개장한 결과 월 평균 4만5000명의 관광객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특별자치도 투자기획 담당은 “도에서는 현지 토지거래를 알선했을 뿐 개인기업이 세트장을 짓고 관리하고 있다. 드라마가 일본이나 대만에서 방영됐을 때는 외국인 관람객이 몰렸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태왕사신기도 ‘절반의 성공’
그나마 제주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지차제에서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고 인근 관광지와 연계해 그래도 입장객이 기본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투자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의 세트장 조성과 관련해 전국 상황을 분석하고 있는 광주지역 시민단체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이상석 사무처장은 “지자체의 투자가 없더라도 세트장 허가 과정에서 지목이 변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기에 따른 시세차익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세트장 부지 확보는 기획사나 방송국이 알아서 할 일이지 자치단체가 나설 일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에 반해 영동군 김영환 건설교통과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에 나설 뜻을 밝혔다. 김 과장은 “군수님이 방북(개성) 중이라 미리 보고하지 못했다. 다만 현재 검토 중인 지역이 군이 부지를 제공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50억원을 투자해 대중골프장을 조성하기로 결정한 부지와 연접해 있어 연계 개발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직 기획사 측에서 투자비율 등 조건에 대해서는 제안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유럽와인 열풍 몰고 온 만화 ‘신의 물방울’
‘아기 다다시’ 남매 공저 韓·日서 400만권 판매

한류스타 배용준의 차기 출연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 ‘신의 물방울’의 원작은 와인 소믈리에를 소재로 한 동명의 일본 만화다. 만화 ‘신의 물방울(아기 다다시 남매 공저)’은 일본 열풍에 이어 한국과 중국 등지로 수출돼 큰 인기를 얻으면서 아시아에서 유럽산 와인의 인기를 동반 상승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도서 판매량은 400만권에 이르는데, 지난 2월 KBS 'TV, 책을 말하다'에 소개되기도 했다.

▲ 아기 다다시 남매가 스토리를 쓴 ‘신의 물방울’은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럽산 와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은 ‘신의 물방울’ 1~19권.
‘신의 물방울’은 세계적인 와인 소믈리에 간자키 유타카가 자신이 꼽은 13병의 와인의 이름을 모두 맞히는 사람에게 전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하면서 그의 친아들과 유명 소믈리에인 양아들이 와인의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타카가 유서에서 언급한 13병의 와인은 ‘12사도’라고 불리는 와인 12병과 이것을 모두 뛰어넘는 와인의 최고봉 ‘신의 물방울’이다.

이 만화에 등장한 프랑스의 샤토 몽 페레 2001년산 보르도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바살린느 그랑에 가족은 “만화가 한국어로 번역된 직후 와인 수입업체 3곳에서 전화가 빗발쳤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와인 전문점들은 만화에서 소재가 된 와인들을 ‘신의 물방울’이라는 안내문구과 함께 따로 진열하는 등 만화의 인기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의 물방울’이 독자들에게 와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여줄 만한 정보들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읽는 재미가 더 큰 만화라고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와인의 맛을 밀레의 그림 만종이나 전설적인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에 비유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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