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지사께서 단식을 하게 되면, 필자도 함께 단식을 하겠다. 어찌 나뿐이겠는가. 충북의 대표이자 상징인 지사께서 단식을 하는 날이면, 많은 분들이 동조 단식을 할 것이다. 150만 충북인의 운명, 아니 2500만 비수도권의 운명을 걸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단식을 하는 것이니 초목이 흔들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 거대한 집체적 단식은 창창한 강물과 도도한 바다를 이루면서 이명박 대통령이나 정종환 장관 등 서울중심주의 세계관을 가진 정치가와 관료들의 잘못된 인식을 혁파할 수 있다.

지사께서도 잘 아시겠거니와 정치나 인생은 모두 선택과 승부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면, 필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치가는 큰 정치가가 될 수 없다. 이미 정 지사께서는 대권(大權)이 목표라고 공언한 바 있고 많은 충북인들은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또 성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승부처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앞으로 이런 승부처가 또 있을까 모르겠으나, 적어도 분명한 것은 이번 수도권규제완화가 전국적인 승부처인 것만은 분명하다. 충북에서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라는 도민의 한 사람으로, 정우택 지사께서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믿는다.

지방발전종합대책이 발표된다는 11월27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왜 그런가. 종합대책에서는 화려하게 지방발전 대책을 열거할 것이지만 수도권규제완화는 국가의 기본 구조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의 고사는 명백함과 동시에 지방발전은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이것을 일러 기만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이상득 의원은 일부 경상지역은 수도권규제완화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경상도·전라도·충남 등 몇 곳에 특별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며, 충북·강원과 같은 지역은 별무효과인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지방의 단체장들은 적당하게 싸우고, 적당하게 타협하고, 적당하게 기회를 보다가 슬그머니 다른 문제에 집중하면서 서울중심주의와 부자우선주의를 용인하게 될 것이다. 봉건의 모순이 가득하고, 일제 식민지배의 중심지였으며 기형적 독점과 탐욕스러운 포식자인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하는 현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은 인간불평등을 조장하는 망국적 정책이다.

이런 판세에 지사께서 개인의 야망과 지역의 열망을 결합하여 상징적이라도 단식을 한다면 전국적인 의미를 얻을 것이 분명하다. 옛말에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경구가 있다. 이상하게 형성된 김문수 지사 - 이완구 지사의 대립구도를 넘어서 정우택 지사 - 이명박 대통령의 대립구도쯤 되어야만 대권을 향한 포부를 전국화시킬 것이 아닌가 실로 위험천만한 모험이지만 모험이 없이 대권을 꿈꾼다는 것은 더욱 무모한 일이다.

대통령으로부터 박해를 당하는 정우택 지사, 한나라당으로부터 축출당한 정우택 지사, 용기와 지혜를 겸비한 정우택 지사, 비수도권 2500만을 위하여 희생한 정우택 지사, 위험을 피하지 않고 열정으로 정치를 하는 정우택 지사, 서민과 민중의 고통을 함께하는 정우택 지사와 같은 상징성과 이미지를 얻는다면 그것은 절대로 지는 싸움이 아니다.

항간에서는 '정지사께서는 절대로 단식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지난해 지사께서 단재문화예술제전에서 표현했던 단재의 당찬 기백(氣魄)이야말로 충북인들의 정신이어야 한다. 카리스마 이론에 의하면, 카리스마는 의외성으로부터 형성된다고 한다. 그

런 점에서 항간과 언론의 예상을 깨고, 단 며칠이라도, 그리고 상징적으로라도, 국회 정문 앞에서 단식할 것을 권고 드린다. 그것은 충북이 살고, 지방이 살고, 인간불평등을 없애며, 특권과 독점을 해체하면서, 정우택 지사께서 잘되는 최선의 길이다. 정우택 지사께서 단식할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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