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식대 · 선물 사용 위문 · 성금 1%도 안돼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이 2006년 7월1일 취임 후 2년 동안 92억50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추진비의 상당부분은 선물류나 화분류를 구입하는데 사용됐으며, 사회복지시설 위문이나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는 전체 업무추진비의 1%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익제보자와함께하는모임과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를 상대로 단체장 업무추진비 현황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 전국 광역단체장 2년 동안 업무추진비 92억5000만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16개 광역단체장이 2006년 7월1일 취임 후 2008년 6월30일까지 2년간 기관운영 및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로 1만6674건 92억4800여만원(시도 평균 5억78000만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허남식 부산시장은 1740건에 대해 10억9500여만원을 사용,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다음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436건 8억600여만원을, 오세훈 서울시장은 6억79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부산시장과 경기도지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6억92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564건 1억8800여만원으로 가장 적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 식대·선물류 구입에는 '펑펑', 불우이웃돕기에는 '찔끔'

업무추진비의 상당부분은 간담회 등 식대와 협조자 격려 명복으로 사용된 반면 불이이웃돕기나 사회복지시설 위문 등에는 전체 업무추진비의 1%도 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간담회 관련 오찬이나 만찬 식대가 32억8600여만원으로 35.5%로 가장 높았다. 서울의 경우 일부 구내식당 활용을 제외하고는 횟집을 비롯한 각종 식당에서 간담회 명목으로 식대를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및 대외기관 군경 격려, 사회복지시설 위문 차원이 아닌 협조자 관련 선물류 및 화분류 구입에 14억7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경우 그 비율이 무려 5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북(39.4%), 충남(36.0%) 등도 높았다.

간담회 등 식대와 각종 선물이나 화분류 구입에는 업무추진비를 아낌없이 사용하면서도 사회복지시설 위문이나 불우이웃돕기 성금 경우는 적십자사 연회비를 포함해도 총 8000여만원으로 1.0%에 불과했다. 특히 인천, 광주, 충남 경우 단 1원도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업무추진비 가운데 현금사용은 27억4500여만원으로 30%를 차지할 만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업무추진 명목으로 지출한 현금 가운데 단지 협조자 감사나 격려 식으로 대상자가 불명확한 금액이 총 14억3400여만원으로 1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공무원노조 이지문 정책연구원은 "강원처럼 아예 미공개하거나 전남처럼 부실 공개할 뿐 아니라 출력물 형태로 공개하는 원론적인 문제와 더불어 공개한 자료 등도 낙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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