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여든 하나.

오늘은 내 아버님의 30주기 제삿날
서른 해 전 오늘 아침은
눈이 퍼붓듯 내려 금방 온 누리를 수북하게 덮었는데
힘겨운 삶을 살다가 병을 얻었던 내 아버지는
두어 해를 속이 거북하다고 하며 살았고
한 해 조금 못되게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무거운 세상을 어깨에서 내려놓고 숨을 접으셨습니다.

아버지를 보내고 산 30년 세월을 돌아보며
그 서른 해 전 눈 내려 쌓이던 날
발자국은 내 가슴에 남기고 떠나신 아버지를 돌아보는 감회,
아버지 떠나신 뒤에도
언뜻 지나가는 사람이 혹시 아버지는 아닌가 싶어
고개 들어 다시 보던 젊은 날의 내 모습도 보이고
어떤 일 앞에서 이럴 때 누구에게 묻나 하고 아쉬워하던 나도 보며
그렇게 그렇게 걸어온 내 세월이
나를 두고 떠나신 아버지의 발자국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는 아침

오늘 저녁 제사는 또 남다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를 소중하게,
삶에 대해서는 진지하되
탁하거나 어둡거나 무겁지 않게 남은 날을 살아야지 하며
새 날을 향해 두 팔을 벌려보는 아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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