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여든.

오늘은 내가 술을 입에 대지 않고 한 해를 채우게 되는 날입니다.
내 의지가 아니라
내 몸의 요구를 듣고 거기 따라서 견디고 참으며
하루 하루를 보내어 여기까지 왔는데
내일부터는 언제든지 술을 마셔도 된다는 해방감으로
이런 저런 마음의 준비를 해 온 나날을 돌아봅니다.

앞으로도 내 몸과 자연,
그리고 갖가지 들리는 말에서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진
모든 것들을 따라 살며 거기 충실해야지 하며
한 해를 보내는 사이 있었던 어려움들은 무엇이었는지를 또한 살핍니다.

그 동안 참 잘 참았다고 내 입에게 입맞춰주고 싶은 아침,
오늘을 채우고 나면 삼백 예순 다섯 날을 제대로 채우고
나는 나에게 승리자가 된다는 흐뭇함,
그러나 그걸 내세워 남을 몰아세우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 하고 중얼거리며
열리는 하루의 무게가 남다름을 느끼며 두 팔을 벌려 맞이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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