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학생 연승이의 코 끝 찡한 전시회

흙을 빚어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칠하고 유약을 발라 두 번이나 구워야 완성되는 공예작품.
일반인들도 힘들어 하는 미술작품을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학생이 완성해 전시회를 열었다.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충주 성모학교 중학교 2학년 이연승 양.

연승이는 올 학기 초부터 전교생 86명과 함께 틈틈이 미술작품을 만들어 지난 11일까지 5일간 청주 문화관 제3전시실에서 전시회까지 열었다.

연승이는 자신이 완성한 작품에 ‘한국 불가능은 없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삿갓 쓴 사람과 가슴에 ‘한국 불가능은 없다’라는 글을 점자로 새겨 넣은 것이다.

연승이가 이 작품을 만드는 데 꼬박 세 달이 걸렸다.
점토를 가래떡처럼 빚어 하나하나 쌓아 올려 모양을 만든 뒤 유약을 발라 가마에 2번이나 구워 완성했다.
하지만 연승이는 작품을 만드는 동안 너무나 즐거웠다고 한다.

“제가 만든 작품이 전시관에 전시되고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는 게 너무 기뻤어요. 그리고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연승이와 친구들은 비록 앞이 보이지 않지만 대신 마음의 눈으로 보고 손 끝으로 느끼며 작품을 만들었던 것이다.
때문에 작품을 전시한 학생들이나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 모두 코 끝 찡한 감동을 받는다.

지도교사 이영신 수녀는 “전시회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고 장애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관람객 또한 시각장애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보며 작은 감동을 받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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