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충북민예총 고문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의원,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 홍재형 전 부총리를 비롯한 이시종, 노영민, 오제세, 김종률, 변재일 의원들께서는 이명박 서울·경기 대통령 앞에서 단식하시라. 그냥 단식이 아니라 거적을 깔고 상복을 입고 단식을 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 제도에서 일반 국민을 대표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다. 그러므로 비수도권 국민들이 직접 봉기하기 이전에 대의민주주의의 정신을 살려서 국회의원들이 먼저 단식과 농성을 해야 한다. 자기를 고사(枯死)시키려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방을 죽이려는 정책과 정부 앞에서 무슨 법안 심의이고, 의결인가! 지금 여의도 회의실에 앉아서 한가하게 숫자나 따지고 있을 때인가! 국회의원이 행정부의 시녀가 아니라면 지금 이 국면에서는 거적과 단식이다.

이천오백만 비수도권 국민들은 통탄과 분노의 하얀 밤을 새웠다.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망국적 정책이 발표되던 날, 통탄의 노기와 분노의 함성이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대통령은 나름대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이런 정책을 수립했겠으나, 이것은 정책 이전에 국민적 일체감이나 인간 존재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작금의 사태를 총체적으로 분석해 볼 때, 한국정부는 수도권 정부이고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경기 대통령, 그 중에서도 강남이나 부자들을 위한 특권층 대통령이다. 더 이상 기대할 필요가 없고 논할 필요도 없다. 충북의 여덟명 국회의원들이 상복을 입고 거적에 앉아서 단식을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진정을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55%는 분명히 알았다. 비수도권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고 수도권의 식민지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다. 이 내적 식민지배의 대표자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인 것이니, 좌충우돌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오히려 소박하다.

경제를 살리고 국가의 번영을 위하겠다는 후보시절의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은 사실, 수도권과 상류계층을 위한 토목자본주의식 발상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환호작약한 유권자들도 책임이 있다.

한편 정중환 장관을 비롯하여 허언낭설로 국가와 민족을 위태롭게 만들고 인간불평등을 조장하는 정부 관료들은 앞으로 지방에 오지 마시라. 경고하건대 이천오백만 비수도권의 분노가 비등점에 이르러, 이판이 사판이 되는 혁명적 상황이 되어야 정신을 차린다면 그 때는 늦다.

비교적 신사적인 단식을 통하여 비수도권 국민들의 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송광호, 이용희, 홍재형, 이시종, 노영민, 오제세, 김종률, 변재일 의원들께서는 '언제나 유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2008년 11월 현재, 유권자의 뜻은 국회의원들이 거적 깔고 단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구한 변명을 하지 말고 유권자의 뜻에 따르라.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수도권규제완화가 비수도권의 생존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히 말해서 사기(詐欺)다.

국가의 체제와 자산에 변동이 있는데 어떻게 약자인 지방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런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다면 그를 일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입신과 양명에 목을 매고, 절차나 방법을 논한다면 그것은 이미 국회의원이 아니다. 도민들의 생각이 그렇고, 또 명명백백하게 현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으며, 국민의 상위 3% 정도를 위한 정책을 수수방관하면서 좌고우면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충북도민은 충북의 국회의원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다른 시도의 국회의원들도 그렇겠지만 충북의 국회의원들 또한 강남 지역을 자신의 생활근거지로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이런 상황에서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국회의원들 자신이 수도권과 특권층을 위한 정책에 동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거적과 상복을 마련할 돈이 없다면 도민들이 성금을 모아 사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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