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0∼80년대 부유층과 고위층들을 상대로 신출귀몰한 절도 행각을 벌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세형.

사람들은 그를 큰 도둑을 뜻하는 '대도(大盜)'라 불렀다. 그가 훔쳤던 고위층과 부유층의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는 소설같은 이야기도 있지만, 사람들은 그걸 믿고 한낱 도둑에 불과한 그를 그렇게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대도'라 했을까. 그것은 사회에 대한 조롱 그 자체였다. 부패할 대로 부패한 위정자들과 부자들이 그에게 농락당하고도, 오히려 그 사실이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위선자들에게 던진 조롱의 말이다. 서민과 국민들은 조세형을 통해 '물방울 다이아몬드'의 존재를 알았고, 위정자들의 이중성을 여지없이 보았지만 눈과 입까지 틀어막은 군사독재정권 때문에 우회적으로 표현한 거다.

갑자기 '국회의원 집 도둑'에 대한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어떤 국회의원의 집에 도둑이 들어 다이아몬드 등 1억여원의 금품을 훔쳐갔는데, 정작 피해자인 국회의원이 이 사실을 부인한다는게 진실게임의 요지다.

진실게임의 첫번째 요지는 그 국회의원은 자신이 은폐한게 아니라 경찰이 부탁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 즉 경찰과 국회의원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고가의 다이아몬드는 존재하지 않고 약 1000여만원의 현금만 도둑질 당했다는 규모에 대한 진실이다.

그런데 정작 이 진실은 핵심이 아니다.

그 국회의원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바로 20년 노동운동의 경력과 총선당시 한국노총부위원장이었다는 것을 발판삼아 금배지를 단 노동운동가 국회의원이라는 것이다.

강성천 그는 누구인가. 한국노총부위원장, 1996년부터 내리 다섯 번이나 한국노총의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위원장'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이다.

그가 사는 집은 서울 한복판 120평의 대지에 잔디밭 정원, 100평의 건평인 규모가 큰 저택이란다. 사람들은 말한다. 과연 그 집이 노동운동가가 소유할 수 있는 집이란 말인가.

지난 2004년 총선을 통해서 많은 국민들은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단병호, 심상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노동운동가의 국회의원의 변신과 그들의 성실하고 신선한 의정활동에 대해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감동을 받았다.

이후 4년이 지나 단병호, 심상정이 떠난 그 자리를 한나라당을 통해 한국노총 출신의 인사들이 대신하고 있다. 그들이 떠나고 노동자 국회의원을 통해 70∼80년대 대도 조세형의 '물방울 다이아몬드'라는 깊은 향수를 느끼고 있다. 정말 지저분한 반전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