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열 공학박사·건축사

도심의 오픈스페이스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한층 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사례를 한국도시설계학회 매거진(2007. 13호)을 통하여 소개하고 싶다.

민간자본으로 민간이 운영하는 공공스페이스의 대명사인 브라이언트공원(Bryant Park)이 바로 그 사례로 브라이언트공원이 조성되기 까지의 다양한 문제점과 교훈, 그리고 그 과정이 역사속에 담겨있는 흔적을 통하여 민간이 이룰 수 있는 가능성과 도심재생, 그리고 도시관리를 위한 프로그래머로서 커다란 설득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의 금융상업 중심인 뉴욕시 맨하탄 전체를 대표하는 센트럴파크 주변에 위치한 브라이언트 공원은 가로 135m, 세로 260m, 면적 3만9000㎡(약 1만2000평)로서 서울시청 앞 광장의 약 3배 크기이며, 여름이면 하루 평균 약 2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고 한다. 높은 땅값으로 소문난 뉴욕의 중심 한가운데에 어떻게 이런 공원이 조성될 수 있었을까? 이곳은 1686년 공공장소로 지정됐고 1890년 브라이언트 공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 노숙자, 마약 밀거래상들의 거래지로 방치되다. 1979년 민간주도의 브라이언트공원 재생위원회의 주도적 활동과 공원카운셀이라는 시민그룹에 의해 꽃시장, 카페, 조경개선, 오락활동 등으로 생기를 찾기 시작했으며 BPRC의 뉴욕시립도서관의 리모델링과 함께 공원재생이 본격화되었다.

특히 1982년 공원부지의 운영권을 리스하면서 공원운영의 재정자립을 위한 민자유치를 기획, 공원계획 수립과정과 디자인을 진행하여 마침내 1988년 뉴욕시 예술커미션으로부터 공원 전체에 대한 설계안이 승인되어 1989년 재조성공사가 시작되었다.

1991년 공원의 40%, 1992년에 50%, 1995년 나머지 10%의 순으로 개장되어 최종 완료되었다. 85m×55m의 대형잔디광장이 중앙에 위치하고 지하2층의 주차장, 11개소의 공원진입구, 6개 꽃밭의 공간프레임, 보행숲, 휴게벤치, 이동형의자, 모뉴먼트, 화장실, 분수 그리고 두개의 레스토랑과 여섯 개의 키모스크를 갖추었으며, 약 3000개의 의자와 500개의 테이블이 준비되어 1990년 후반에는 매일 점심시간마다 약 4000여명이 공원을 찾았다.

그리고 공원내에는 그릴, 파스타와 샌드위치숍, 커피숍, 아이스크림점 등을 입점시키고, 매년 9월과 2월에 뉴욕 패션위크 행사가 열리고 여름철 매주 월요일 필름페스티벌이 있어 잔디에 누워 영화를 감상하고,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ABC 굿모닝아메리카에서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2002년에는 프리티노엘이라는 100개 이상의 유럽스타일 점포들이 참여하는 휴일장을 마련하여 추수감사절에서 새해 첫날까지 운영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재즈페스티벌, 줄리어드 음대생들의 점심콘서트, 칼데이도스코프 서커스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공원을 풍성하게 만들어 오고 있다.

이처럼 찾아오는 공공장소를 만들기 위해 초기 주인잃은 공원을 살리기 위해 고민하던 내용 중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이 여성방문객의 비율과 깊은 관련이었으며 공원이 마약판매장이라기 이전에 공원이 제대로 방문되지 않는데 있다고 주장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방문하여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하는 것이 필요했으며, 특히 여성은 공간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좀 더 자주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 브라이언트 공원의 여성 이용자가 70년대초 42%에서 29%로 급감함을 지적하였으며, 여성에 의해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다는 심리적, 사회적 설득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민간인들의 관심은 1995년 다시 43%로 증가하였으며 점심시간대 1,400여명에 불과하던 방문자수가 지금은 하루 평균 20만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어떻게 사람을 공원으로 끌어 들이며, 공원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따른 관심사로 시작된 민간운영의 공공시설물인 브라이언트공원의 교훈을 매거진 필자는 이렇게 요약하였다.

첫째, 주인없는 공공부지의 최적용도를 찾는데는 적어도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과 둘째, 민간이 운영하는 공원이 존재 할 수 있다는 것.

셋째, 버려진 공원도 시민의 관심과 디자인을 통해 다시 시민으로 다가가는 물리적 환경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

넷째, 공원의 색깔을 정의하고 꾸며가는 다양한 연중 프로그램이 공원의 생명을 좌우 한다는 것. 다섯째, 고밀도의 도심일수록 오픈스페이스의 확보는 필수적이며 이러한 결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나무심기를 대비하는 여유있는 관심을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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