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제자리… 제2의 밀레니엄타운 우려

충북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차이나월드 조성사업이 수개월간 진전을 보지 못하자 '제2의 밀레니엄타운'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밀레니엄타운 사업은 지난 2001년에 계획이 발표된 뒤 8년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충북도의 대표적인 난제다.

차이나월드 조성사업은 330만㎡ 부지에 민간자본 1조8000억원을 유치, 중국을 테마로 한 세계적인 복합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 7월 사업자 제안서를 접수했지만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도는 오는 12월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재공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업자 제안서 접수가 지난 7월에 있었지만 투자유치 설명회가 지난 2월에 열리는 등 사실상 도가 투자자 유치에 나선 것은 올해 초다. 10개월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셈이다. 도는 국내경기 침체에다 미국에서 불어닥친 경제한파로 인해 투자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기가 회복되면서 투자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현재 중국 대사관 등을 통해 투자자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부 대기업과 접촉을 갖고 있고 내년이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지만 경기회복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워낙 사업규모가 커 투자자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12월말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사업중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도청 안팎에서는 도가 계속해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이나월드는 정우택 지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라 참모들이 백지화를 건의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자신의 치적을 위해 정 지사가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기도 어렵다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행정력 낭비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도의회는 이달중에 실시될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차이나월드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업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오용식 도의원은 "다른 자치단체들이 중국을 테마로 사업을 추진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도가 차이나월드 조성사업을 왜 추진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이나월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면서 도가 데드라인으로 잡은 12월말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