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정무 블로그에 ‘이씨 목사로서 새 삶 축복’

“이근안 목사님 성경 말씀처럼 이제 거듭나셨으니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성직자가 되십시오” 지난 5월말 퇴임한 노화욱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shghkdnr)에 ‘이근안 목사’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글의 첫머리다.

이근안 목사는 경찰관으로 재직하면서 1985년 당시 민청학련 의장이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재야인사들을 무참히 고문해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치다 1989년 수배된 뒤 10년 만에 자신의 집 다락방에서 검거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이근안(70)’이다.

노 전 정무의 글은 “단정히 목사 예복을 차려입은 그분을 나는 단상에서 따듯이 포옹했다. 2008년 10월 30일 11시, 연지동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39명의 장로회목사 안수식에 나는 참석했다. 이근안 목사, 이분은 격동의 현대사에 참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이다”로 이어진다.

노 전 정무는 또 “목사가 된 날 그의 모습은 너무 행복하고 밝아 보였다. 파란만장한 인생유전 뒤에 이제 편안한 그의 모습에서 노년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이 시대 이념과 정치의 희생자 대공수사관 이근안은 다시 태어나 목사가 되었다”고 찬사를 덧붙였다.

노 전 정무에 따르면 두 사람은 1979년 고정간첩을 수사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에 위장취업한 이씨를 울산에서 처음 만나 석 달 동안 한방을 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 노 전 정무는 이씨에 대해 “인간성이 풍부하고, 외모와는 달리 인정이 많고 자상했으며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비상했던 이씨를 형님처럼 따랐다”고 회고했다.

또 이씨가 7년을 복역하고 2006년 11월 만기 출소하는 사이에 아들이 불행하게 죽었고, 재소 중 종교에 귀의해 석방 이후 공병과 폐지를 수거하며 신학대학원을 다닌 사연까지 줄줄이 꿸 정도로 각별한 교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일 현재 노 전 정무의 글에 달린 10여개의 덧글은 모두 부정적인 반응들이다. 노 전 정무는 이에 대해 답글을 통해 “평소 제 주위의 친한 이웃과 소통하는 작은 공간으로 생각했는데 모르는 분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가난하고 병들고 불행한 이들을 위해서 70이후의 여생을 바치겠다는 서원에 대해 우리는 선입견을 떠나 경건해 지는 겸손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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