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과 빈곤등 경제적 이유 주원인
지난해 도내 자살자 442명에 달해

 최근 경제난으로 인한 절도등 각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카드빚등의 생활고로 인한 자살자 또한 속출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모두 442명으로 하루 한사람 이상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384명)에 비해 11.5%나 증가한 것으로 카드빚과 빈곤 등 경제난이 자살자 증가의 주원인으로 나타났다.

자살동기를 보면 비관으로 인한 자살이 241명으로 가장 많았고, 병고 72명, 정신이상 43명, 빈곤18명, 가정불화 16명, 사업실패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음독자살이 199명, 의사 84명, 추락사 40명, 익사 15명, 도검5명 등의 순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자살이 올들어서도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음성군 꽃동네내 병원 6층 건물에서 만성기관지염등으로 호흡곤란을 겪던 L모씨(67)가 신병을 비관, 건물 아래로 투신해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다. L씨는 만성기관지염으로 폐절단 수술을 받은 생계가 곤란해지자 2000년 1월부터 꽃동네에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7일 오전 6시30분께 충북 단양군 영춘면 남천리 조모씨(55)의 집에서 조씨가 목 매 숨져 있는것을 이웃 주민인 김모씨(58)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조씨가 이혼한 사실을 괴로워했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따라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있다.
하루 앞선 6일에도 청주 강서동 모 아파트 4층 베란다에서 홍모씨(46·보은군 회북면)가 1층 아래로 투신, 자살했다.

경찰은 숨진 홍씨가 뇌출혈 증세를 보여 아들집에 머물면서 통원치료를 받아왔다는 가족들 말에 따라 신병을 비관해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6월 29일괴산에서는 청천면에 사는 J모씨(39)가 평소 뚜렷한 직업없이 결혼도 못한 처지를 비관해오다 극약을 마셔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경제난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려오다 자살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지난 달 21일 카드빚 독촉으로 고민하던 40대가 유서를 남긴채 목매 자살했다. 아들에게 유서를 남긴채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전기줄로 목을매 자살한 조모씨(청주시 흥덕구 사직동)는 카드빚으로 고민을 해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달 7일 단양의 모우체국에서는 주식투자 실패로 인해 빚더미에 앉게된 박씨가 우체국 난간에서 목을매 자살하기도 했다.

“주변관심과 심리치료 중요”
자살의 증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 원인파악과 대처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살이 경제난·취업난 등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사회 전반에 걸친 불신과 원망, 갈등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자살이 사회적 소외계층, 경제적 빈곤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주시내 신경정신과 원구연 원장(47)은“자살은 경제적 파산과 사회적규범이나 가치판단이 무너져 있는 상태, 즉 사회집단에 대한 적응력을 상실시 개인의 심리·정신적인 절망감 또는 타인에 대한 극도의 분노표출로 볼 수 있다”며 “자살자 중 80%정도는 자살전 주변사람이 눈치챌수 있을 정도의 행동변화가 있다. 따라서 자살은 사전예방이 어느정도 가능하다. 이들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자살의도를 파악해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와야 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상담이나 심리치료 및 약물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알콜중독자들은 인반인에 비해 자살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더욱 요망된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경제적 빈곤계층을 위한 사회제도의 현실적 보완과 더불어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선 주변인의 관심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상담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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