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예순 여섯.

어제는 평소와는 다른 하루를 보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보은에 가서
붓글씨로 이름을 얻은 선배의 집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가
해가 떨어진 뒤에 돌아왔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의 삶이 그렇듯이
삶의 갈피 갈피마다 아픔이 스며 있는,
이젠 그쯤이야 녹여냈을 법도 한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한나절 넘게 지내며 그의 외로움과 아픔을 동시에 보았습니다.

그걸 안고 성큼 다가서는 선배의 걸음에
멈칫 뒤로 한 발 물러서기를 거듭하며
'가까워지되 천천히, 천천히'를 수없이 되뇌인 하루,
돌아와 염상모임에 가서 앉으니 비로소 찾아오는 안정감,
명상 마치고 돌아와 누운 잠자리까지도 내내 편치 않았는데
하루 종일 휘정거려진 기운을 가라앉히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하며
축죽하게 젖은 가을 아침을 내다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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