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쉰 아홉.

좀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어 한 시간 명상을 마친 뒤
모처럼만에 머리도 감고 세수까지 한 다음 밖에 나가
비 갠 다음에 깨끗해진 누리에 아침 햇살 내리쬐는 것을 봅니다.

그 누리에 아침부터 바쁜 참새들이 나 보고 놀라 날아가는 것,
어제 내린 비로 훨씬 더 많이 떨어져 길에 쌓인 느티나무 늙은 잎들,
지나가는 자동차와 사람들이며
갖가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보며 걷다가

산모퉁이 한적한 곳에 가지런하게 피어나는 산국이 있어
여남은 송이 따 들고 돌아와
세탁소 주인 내외와 뜨거운 물에 꽃 몇 개씩 띄워 마시고
집으로 와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 몇 줄을 읽고 있는 동안
후배의 아버님이 세상을 뜨셨다는 소식을 듣는 것까지가
빼놓거나 놓쳤거나 생략된 것이 또 많지만
오늘 식전에 내가 만난 일들의 대략입니다.

이 일들을 시작으로 풀어낼 하루,
오늘도 들뜨지도 지나치게 가라앉지도 말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렇게 하루를 살아야지 하며 깨끗한 창밖의 하늘을 내다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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