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에게 특종은 그 어느 때보다 짜릿한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그 특종 기사의 뉴스 가치가 높다면 그 희열은 배가될 것입니다.

그러나 특종 기사는 우연히 찾아오기도 하고 반면에 뒤늦게 특종의 가치를 발견하는 불운의 특종 기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에서 발간한 ‘한국언론 100대 특종’에 실린 충주호 유람선 화재 사진은 충청일보 우상대 전 사진부장의 특종입니다.

우 전 부장은 일찍 충청일보를 떠나 교단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의 충주호 유람선 화재 사진은 ‘사진기자 우상대’의 작품으로 영원히 남은 것입니다.

1994년 발생한 충주호 유람선 화재는 참혹한 피해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화재 순간을 생생히 포착한 우 전 부장의 사진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 전 부장은 그 당시 유람선 화재 현장 인근에서 다른 기삿거리를 취재하다 우연히 화재 현장을 목격했고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 불후의 특종을 건졌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운으로 특종 사진을 건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중견 사진기자로 평소 내공(?)을 쌓았기에 갑자기 찾아온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한편 2003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몰래카메라 사건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기자들의 치열한 취재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최근 간판을 내린 키스나이트클럽을 전국적인 명소로 만든 이 사건은 현직 검사가 범인으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양길승 몰카 사건의 범인을 놓고 추측이 난무할 당시 중부매일 신문엔 박익규 기자가 J볼링장과 몰카 사건을 연계한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기사에 이어 10여일이 지난 뒤 통신사인 ‘뉴시스’의 박세웅 기자가 김도훈 검사가 범인이라는 기사를 송고해 특종의 영예를 안았지만 그 단서 중의 하나가 J볼링장 기사라고 평가됩니다.

박 기자의 J볼링장 기사는 후속기사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잊혀졌지만 너무 일찍 사건의 단서에 접근하다 실패해 ‘불운의 특종’이 됐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최근 박 기자는 세광고의 한빛반과 일반 학생 급식 차별을 기사화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특종 기사를 취재할 때면 가슴이 뛰는 기자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종은 발로 뛰는 기자들에게 쉽게 찾아오는 게 불변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의 파이팅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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