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쉰 일곱.
오늘 아침 산책은 쉬게 되겟구나 했는데
명상 끝나고 나니 빗소리가 들리지 않아
집을 나서서 길을 갑니다.
엊그제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마른 강아지풀도 보고
아직도 꽃을 피우는 나팔꽃들,
누군가 자기를 옮겨 줄 이를 기다리느라
잔가시 성글게 돋우고 있는 도깨비바늘,
그리고 길가에 있는 곱게 물든 철쭉단풍 앞에 한동안 눈길을 주다가
작고 고우며 건드릴 때마다 떨어지는 잎을 몇 개 얻는 동안
'햇살을 많이 받은 잎의 단풍이 더 곱다'는 속삭임을 들고는
무릎 펴고 일어나 길 접어 돌아옵니다.
오늘 들을 말은 다들었다 싶을 만큼
그윽하게 차 오르는 기쁨을 즐기는 아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