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 일곱온 쉰 셋.

길을 가다가 사나운 기세로 자라고 있는
소리쟁이를 닮은 풀을 봅니다.
넓은 잎이 서리에도 끄떡없이 힘차게 펼쳐져 있는 것이
옆의 다른 시든 풀들을 초라하게 보이게 하기에 조금도 모자라지 않은데
그걸 보는 순간 가슴에 작은 두려움 같은 것이 일렁입니다.

지금은 끄질막해졌지만 황소개구리의 엄청난 횡포와
거칠게 물 속을 휘젓고 다니는 배쓰의 활동을 보면서
귀화생명체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의 황폐함을 본 것이
그 두려움에 잇닿아 있음을 헤아립니다.

조금 더 가다가
좁은 땅을 일구어 배추를 심어 속이 꽉 차게 가꿔놓은 게 눈에 띄는데
귀화식물의 극성스러움과
배추를 가꾼 손길의 부지런함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겹쳐놓고 봅니다.

천천히 길을 가면서
작은 몸짓으로 파문을 적게 일으키며 살아야지,
말을 할 자리가 생기면 작은 소리로 말하여
듣는 이의 기운을 흐트러뜨리지 말아야지 하며
오늘 하루의 삶을 설계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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