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쉰 둘.

어제 안개 낀 한나절을 보내면서
축축해져 무거워진 늙은 나뭇잎들이
훨씬 수월하게 떨어져 내리겠구나 하고 헤아리다가
여름내 길 없이 다니던 산짐승들이
이제는 제 길을 내기 시작하겠다는 데까지 더듬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다시 나간 산책길
안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안개에 대한 내 기억을 살피러 나선 길이었는데
안개는 별로 없었지만
아침을 맞이하는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한바퀴 돌아오면서
어제 못 본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다시 헤아리고
부지런한 우리 동네 통장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거리 청소하는 것도 보았는데
가을이 온 누리에 가득하게 내려앉았다고 말하며
새 날을 시작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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