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규 충청북도 홍보보좌관

‘울창한 가로수 동굴 길을 지나면 아름다운 전원도시 내 고향 청주로다...’ 초등학교 시절 불렀던 ‘청주시 노래’의 한 구절이다. 얼마 전까지 외지 사람들에게 ‘청주’하면 떠오르는 것은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 청주로 진입하는 가로수 길이었다. 그런데 요즘 청주의 입구가 변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 청주로 들어서면 웅장한 건물들이 방문객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하이닉스 건물이다.

하이닉스의 최신 M11 라인이 들어서 있는 이 건물은 앞으로 맞은 편에 들어설 대단위 현대식 아파트와 어우러져 청주의 첫 인상이 될 것이다. 가로수 길로 상징되던 전원도시 청주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IT 도시 첨단 청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상징인 것이다.

가끔 그 앞을 지나다 보면 ‘내가 괜찮은 도시에 살고 있구나’라는 왠지모를 뿌듯한 마음이 들곤 한다. 그런 면에서 M11 라인은 정우택 도지사를 필두로 150만 도민이 사활을 걸고 유치하기 위해 올인 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고, 그 것을 충북도민에 선물한 하이닉스가 고맙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런 하이닉스가 요즘 어렵다.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침체가 판가 하락으로 이어져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한다.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위기라고 한다. 새주인을 찾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M11 라인 준공식이 얼마 전에 열렸는데 곧 바로 이런 소식이 들리니 안타깝기만 하다.

기대가 큰 하이닉스이기에 지역사회에서는 ‘지역의 뒷받침에 비해 환원하는 것이 작다’ ‘지역 고용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것 또한 하이닉스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나오는 말들이다.

따지고 보면 충북이 IT를 성장 동력으로 선정할 수 있었던 것도 하이닉스반도체와 하이닉스에서 파생된 관련 산업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기에 하이닉스와 충북, 청주의 미래는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청주의 상징 가로수 길이 첨단 반도체 공장의 위용으로 대체되고, 수원하면 삼성이듯이 청주하면 하이닉스가 떠오를 날이 코 앞에 왔다.

비록 회사는 지금 위기의 상황일지라도 청주의 왠만한 복지시설에서 소리 소문 없이 봉사하는 하이닉스 사원들의 손길은 끊이지 않고 있고, 하이닉스는 충북의 대학들과 반도체 전문 인력 육성과 취업에 대한 협약을 맺고, 며칠전에는 8개 협력업체와 지원협약을 맺었다고 하니 지역사회가 우려하는 사회 환원과 고용에 대한 불만은 기우라고 생각하고 싶다.

회사가 정상화 됐을 때는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더 큰 보답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 날을 위해 지금은 질책보다는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격려를 보내야 할 때다. 마침 하이닉스에게 부당하게 작용하던 미국의 상계관세 규정도 철폐됐다고 하니 조금은 희망이 빛이 보이는 것도 같다.

하이닉스는 노사관계가 강한 회사다.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하자! 하자! 하자!’ 하이닉스의 자존심, 하이닉스의 자긍심, 하이닉스의 자신감을 표현한 구호를 외치며 노사화합으로 오늘의 위기를 헤쳐 나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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