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쉰 하나.

잠에서 깨어 밖을 보니 안개가 짙게 끼어 있기에
잠자리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도시를 다 가리고도 넉넉한
촉촉함과 시원함을 들숨으로 모셔들이며
느린 걸음으로 발에다 맡기고 돌아다녔습니다.

다니는 길에 골목을 화폭삼아 그린 그림들이며
띄엄띄엄 눈에 띄는 작품이 되기에 넉넉한 문패들에서
고운 손길로 무엇을 했는지를 살피다가
축대를 타고 흘러내린 넝쿨 끝에서
여름의 기억을 한 입 가득 물고 피어있는
보랏빛 나팔꽃 한 송이도 보았습니다.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며
지나치는데 술냄새 훅 끼쳐오는 중늙은이를 스쳐 지나기도 했고
돌아오는 길에 세탁소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지난 날 비 오다 만 저녁나절 두고 온
우산까지 챙겨들고 왔는데
안개는 점점 더 짙어지고,
그래서 안개와 함께 기억에 남아있는
몇 가지 일들이 가슴에 달처럼 떠오르는
참 고운 아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