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장 재활용으로 사용연한 연장 가능…열병합발전소측과 사용협약이 '복병'

▲ 생활쓰레기 매립작업을 벌이고 있는 청주광역스레기 매립장 현장. 매립장 사용연한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열병합발전소 사업자측과 협약 기간이 남아 있어 실제 추진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청주시 청소행정 왜 다시 표류하나>청신호가 켜지는 듯했던 청주시 청소행정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2009년 말로 청주광역쓰레기 매립장 사용 연한이 다 되면서 대체매립지 확보를 위해 청원군과 갈등을 겪어 왔던
청주시. 하지만 최근 기존 매립장을 재활용하는 일명 '호기성 순환매립장'이란 신공법을 한 업체로부터 제안 받으면서 생활쓰레기를 '압축 포장해 보관'하는 방식과 저울질하고 있다.

호기성 순환매립장은 사용연한이 다 된 비위생 매립장에 일정간격으로 구멍을 뚫고 공기와 물을 집어넣고 열을 가한 뒤 음식물 쓰레기의 부패를 촉진시켜 매립장이 침하되면 재활용하는 공법이다. 실제 강원도 속초시가 사용연한이 다된 비위생 매립장에 이 같은 공법을 시공해(13만여㎥를 압축) 사용연한을 3∼4년 늘렸다. 속초시 청소행정과 담당자는 "실효성은 있었지만 청주시 광역쓰레기 매립장 여건과 달라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호기성 순환매립장이란 신공법을 청주시에 제안한 (주)코덱건설의 황 대표는 매립지 정비사업의 효과에 대해 "비위생 매립장의 안정화 사업을 위해 산소와 열을 주입해 추출한다. 즉 혐기성을 호기성으로 전환해 음식물의 부패를 촉진시켜 부피를 줄이고 굴착기를 통해 가연성 쓰레기와 토사(복토용)를 선별해 재처리한 뒤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호기성(好氣性:세균 따위가 산소를 좋아해 공기 중에서 잘 자라는 성질. -혐기성(嫌氣性:산소를 싫어해 공기 속에서 잘 자라지 아니하는 성질)

황 대표는 "생활쓰레기는 아무리 압축해도 침출수가 생기기 마련이다"며 "매립장 아래로 20m만 뚫고 공기와 온도를 60℃로 끌어 올리면 부패가 촉진되어 6개월이면 2∼3m가량 침하되고 매립장 사용연한을 수년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황 대표는 "수평다단식회전디스크 선별기를 통해 가연성 쓰레기를 분리하고 침출수를 재처리해 토양 및 지하수의 오염을 예방한다"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는 바이오필터를 통해 정화한 뒤 대기에 방출하기 때문에 악취예방은 물론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리수거 이전 생활쓰레기 신공법 효과 더 커
황 대표는 "청주시의 경우 2005년부터 분리수거가 이뤄졌다"며 "그 이전인 2001년부터 4년 동안 매립된 쓰레기의 경우 음식물쓰레기와 섞여 있어 호기성을 좋게 할 경우 부패된 음식물 쓰레기 부피만큼 매립장이 침하되어 사용연한은 더 길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순환매립장의 경우 기존 매립장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대체매립지 확보를 위한 시간과 비용, 각종 민원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코덱은 청주시에 시공비로 15억 원 상당을 요구했다. 이는 청주시가 청주시광역쓰레기 매립장 대체부지 확보를 위해 청원군과 협의할 당시 예상됐던 160억 원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예산으로 예산절감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해당업체는 '선시공후 결제'라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다. '검증되면 지불하라'는 자신감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청주시 순환매립장 건립 사업은 복명을 만나 당분간 검토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광역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연료로 하는 열병합발전소 때문이다. 호기성 순환매립장은 차집관로를 통해 모아지는 메탄가스를 바이오필터로 정화해 이산화탄소로 공기중에 배출한다. 이는 갈수록 가스량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떨어지는 열병합발전소의 연료량을 저감시켜 발전량을 줄이는 형국이다. 즉 지난 2004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10년간 청주시와 대체에너지개발 협약을 맺은 (주)서희건설은 시의 순환매립장 건립을 간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메탄가스 연료 열병합발전이 복병
(주)서희는 연간 5억 원의 발전수익 중 5.93%인 3200만 원을 청주시에 지불하고 있다. 이는 매립장가스를 제공하는 청주시와의 협약 때문이다. 서희측은 내년은 전기세 인상으로 연간 8억 원의 수익을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발전협약 기한이 남아있는 서희측은 청주시가 협약을 깰 경우 열병합발전소 시공비 20억 원에 연간 순수익 20억 원을 포함해 4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주)서희건설 환경사업부 청주LFG 이충렬 현장소장은 "대출을 받아 열병합발전소를 건립했다. 대출금 상환도 문제지만 협약 기일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협약을 깨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법률검토 작업을 벌이는 한편 구미시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활쓰레기를 압축 포장해 보관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 쓰레기를 압축 포장해 보관하는 방식은 별도의 야적장을 마련해야 하고 악취로 인한 민원 발생의 소지가 있어 시는 고민하고 있다. 실제 구미시 청소행정과 담당자는 "쓰레기 야적장이 4공단 하수처리장과 가까이 있어 악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기온이 떨어지면 덜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면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청주시 청소행정과 허원욱 과장은 "사용연한이 다된 청주광역쓰레기매립장 대체 부지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순환매립장 건립'과 '생활쓰레기 압축포장 보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순환 매립장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열병합발전 문제가 걸려 '압축포장 보관' 방식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각장 증설로 쓰레기대란 해결"
청주시 복지환경국 김동관 국장 "매립보다 소각으로"

청주시 복지환경국 김동관 국장은 "청주시 생활쓰레기 하루 수거량은 330톤가량에 이른다. 이 중 200톤은 올해 말 완공되어 시운전을 거친 뒤 내년 3월에 정상 가동되는 청주시광역소각장에서 처리하게 된다"며 "아직 청주광역쓰레기매립장 사용연한이 1년 정도 남아 있어 '압축포장 보관'방식과 '순환매립장 건립'사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각종 민원이 되고 있는 쓰레기매립장 건립 보다는 앞으로 광역소각장 추가 증설을 통해 생활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며 "다만 소각잔여물 등 처리를 위해선 쓰레기매립장 시설이 어느 정도 필요한 만큼 순환매립장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8억 원의 실시설계용역비가 확보돼 추가 증설될 200톤 규모의 광역소각장의 경우 앞으로 매립쓰레기를 재 발굴한 뒤 가연성 쓰레기를 소각해 발전 시설을 가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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