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호 _ 청주삼백리 대표

괴산읍에서 벽초 홍명희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제월리 샛터말을 지나 제월대와 고산정을 살펴보며 괴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좌측으로 따라가면 능촌리 1구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김시민 장군을 모신 충민사가 있는 바로 뒤편이 된다. 10월로 들어서며 풍성하여 보이는 작은 들판들이 보이고 가을걷이가 한창인 마을 뒤 후미진 곳에 자연석을 그대로 살려 만든 불상이 하나 서있다. 미륵불로 한눈에 반하고 놀라움을 떨치지 못한다.


그동안 많은 곳을 돌아보며 또 많은 불상을 보았지만 이렇게 자연석을 원형 그대로 살려 간명하면서도 도드라진 조각품을 처음 보는 것으로 보존 상태도 좋아 보인다. 괴산군의 설명에는 높이 5m, 높이 4.7m, 불두크기 150cm, 조선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세 사람이 팔을 벌려도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불상이다. 세상을 넓게 보려고 은행 모양의 시원스럽게 크고 등근 두 눈, 혼탁한 세상을 깨끗하게 하려고 넓게 우뚝 선 주먹코,
불필요한 말들은 사양하라며 꽉 다문 입술, 중생들의 소리를 귀담아 듣기 위하여 귀는 커다랗고, 어둠을 비추어 세상을 밝게 하려고 이마에 양각된 백호가 빛나고 있다.

하단부는 자연석 무늬를 그대로 살려 자연이라는 법의를 입고 있고, 비록 부처님 목에 있는 세 줄의 삼도는 없지만 대작이라는 생각이다. 함께 답사를 하며 살펴보고 있는 이홍원 화백은 ‘어떤 조각 작품보다도 훌륭하다’고 하며 감탄을 하고, 흥덕 문화의 집 윤석위 관장은 ‘국보급이야 국보급’ 하며 놀라고, 환경운동연합 김학성 대표는 ‘훌륭한 문화재를 이런 상태로 두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한다.

이곳의 미륵불은 1989년에 도난을 당하였다가 1990년 포항지방에서 다시 찾아 왔다고 하는데 보존관리 상태를 보니 또 도난을 당할 것 같다. 잡초 속에 방치되어 있고 엉성하게 줄을 처 놓았는데 그나마 부서지고 엉망이다.

요즘 흔하게 보이는 납골당 모습보다도 더 형편없는 모습이라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에 있는 불필요한 나무는 제거를 하고 뭔가 새롭게 재조명을 하여야 할 것 같다. 마을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지금의 괴산군 쓰레기 종합처리장 앞으로 괴강이 흐르고 그 앞 에 연못이 있었는데 바위 하나가 독바위처럼 있어 지명도 독바위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불상이 반쯤은 땅속에 묻히어 있다가 도난을 당한 후 다시 찾아와 지금의 능촌리에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문화재 지정 검토가 필요하고 마을에 연세가 많은 분들만 있어 관리가 잘 안되고 있으니 마을과 괴산군이 협력하여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잘 보이는 제월대 근처에 옮겨놓으면 보존관리에 용이하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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