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한글날이다. 우리 글 한글,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을 기리기 위하여 법으로 정한 날이다.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연구회(한글 학회)가 '가갸날'이라고 정한 것이 효시이다. 광복이후 46년 한글반포 500주년을 맞아 한글날을 공휴일 정하였으나 90년에는 일을 더하자고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이후 2006년에 국경일로 격상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한글날을 맞이하는 감회는 씁쓸하다. 미국 프렌들리, 영어 프렌들리가 판치는 세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외국의 저명한 학자나 학계에서는 한글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심지어 국제공용어로 한글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한글을 수출하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반응은 별로 신통치 못하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한글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전 세계학자들이 인정하는 것이고, 디지털시대에 있어 한글은 영어보다도 더 우수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가 생성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 왔다. 대부분의 문자는 부호나 그림같은 데서 시작하여 점차 진화돼 오늘날과 같이 발전해왔다.

동서양의 대표적인 문자로서 영어가 그렇고, 중국어(한자)가 그러하다. 그러나 한글은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연구하여 창제, 즉 발명한 것이다. 세계에는 수많은 언어가 있지만 자기의 고유한 문자를 가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우리처럼 자기의 고유한 문자의 탄생을 기념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다른 문자들과 달리 한글은 처음부터 발명한 문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한글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세계유일 사례인 것이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문화를 자랑한다. 그런데 진정 우리의 것이 세계유일하거나 세계최초 또는 세계최고의 것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은 얼마나 될까.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분명하게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만한 것은 문자 발명국이라는 것과 금속활자 발명국이라는 사실이다.

한글이 세계유일의 문자 발명이며 가장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한글이, 한글날이 대우받지 못하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금속활자발명국이라는데 이르면 더욱 막막해진다. 아예 인식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타임사의 라이프지가 밀레니엄특집으로 지난 천년 세계를 움직인 100대 사건을 선정했을 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압도적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코리아에서는 12세기를 전후하여 금속활자를 발명하였고, 그 명확한 증거로서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한 '백운화상 초록 직지심체요절'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것이다.

물론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도 함께 등재되었고, 서구사회에서 금속활자인쇄를 산업화, 세계화 한 공로는 단연 구텐베르크의 공적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코리아의 금속활자가 서양에 전파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기에 실크로드처럼 활자로드를 규명하는 일이 과제이기는 하다.

오늘 562돌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가 온 세계에서 첫 손 꼽을 문화자산인 세계유일 문자 발명 한글과 세계최초 금속활자를 국가 대표 문화, 소위 말하는 국가문화브랜드로 삼아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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