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마흔 하나.

어제는 가을을 모시러 나갔습니다.
들을 돌아보며 거둘 때가 된 벼가 가득한 논이며
논둑에 심어 역시 제대로 여문 들깨와
길가 조그만 빈틈을 일궈 심어놓은 동부,
밭에서 무를 거두고 있는 농부들을 보았고

산에서는 나뭇잎들이 단풍들기 시작하는 것이며
길가에 지고 있는 코스모스들을 주욱 보고 지나쳐
들길을 걸으면서 가을 기운 가득한 바람결을 온 몸으로 느꼈고,

가을에 볼 수 있는 잠자리들과
억새꽃 갈대꽃, 구절초꽃, 개미취꽃, 쑥부쟁이꽃과
좀 늦었지만 아직도 꽃을 그대로 달고 있는 달맞이꽃과
씀바귀 노란 꽃을 보며 큰 숨을 들이쉬었으며

그 사이에 재깔대는 방울새를 보기도 했고,
구름 가득한 하늘에서 숨바꼭질하는 해도 놓치지 않았는데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한 곳에서
꽃망울 터지는 들국화 무리를 보고 거기 멈춰서
꽃차를 준비한다고 그것들을 따가지고 돌아오는 것으로
어제 나들이를 마감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산뜻했고 간밤 잠자리도 편안했으며
오늘 아침에는 가을기운이 그만큼 몸에 가까운 것도 같아 상쾌하니
어제 하루 산 것만큼 가을과 가까워졌음을 확인하는 아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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