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검찰 인사파동 당시 공개적인 반발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됐던 김원치 변호사(60·전 대검 형사부장)가 이원호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검경 수사단계에서 검사장급 출신의 거물 변호인을 선임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변호사는 재조시절부터 이씨와 친분관계가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변호사는 지난 3월 검찰인사 파동 때 '검찰인사 개혁의 정체성에 관하여'란 제목의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리기도 했다. 김변호사는 인터넷 글에서 "돌이켜보면 한 점 부끄럼 없는 공인의 삶을 걸었다고 자부할 수 없지만 나 자신을 개혁의 대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 이미 마음속으로 사표를 쓴 지는 오래며 수긍할 인물이 총장이 되면 검찰을 떠나겠지만 수긍할 수 없는 인물이 총장에 선택되면 정년까지 남는 치욕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 후배검사가 "선배님, 낙락장송이 기울면 우리같이 못다 핀 꽃들은 어찌합니까?"라는 답글을 띄우기도 했다.

한편 검찰인사 비판글이 공개되자 386 운동권 출신인사들이 김 변호사의 과거 공안검사 전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1980년대 학생운동권 주역이었던 고진화(84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우상호(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이인영(전대협 1기 의장·87년 고려대 학생회장)씨 등 18명은 3월 12일 ‘김원치 검사는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김 검사는 80년대 공안검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민주인사들을 법의 이름으로 가두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김 검사가 스스로 ‘개혁 대상이 될 짓을 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저항을 선동하는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울산에서 노동법률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용석(45) 변호사는“1985년 2월 말께 이른바 서울대‘깃발’사건과 관련해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김 검사한테 조사받을 당시 남부지청 지하실에서 수사관들한테 1~2시간 가량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당시 김 검사가 김아무개 경사에게 ‘안되겠구먼. 아래로 데려갗라고 지시해 일명 ‘통닭구이 물고문’을 당했다. 전두환 군사정권 수호에 앞장섰던 김 검사가 정치권에 줄도 안 대고 강직하게 살아온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두고볼 수만은 없어 사실을 폭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파격적인 검찰인사를 비판하며 사퇴를 거부하던 김원치변호사는 3월 26일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김변호사는 퇴임식에서“늙은 머슴을 내쫓는 주인도 예의와 염치를 안다면 그의 노고를 위로하며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얹고 마을 동구 밖까지 정중하게 배웅해주는 배려를 해야 할 것”이라며 서운한 심정을 내비쳤다. 한편 이원호씨는 김원치변호사 이외에도 청주지검장을 지냈던 모변호사와도 친밀한 관계임을 과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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