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사건이 경찰로 넘어간 까닭은?
살인교사, 탈세, 윤락 혐의점 집중수사

 청와대 양실장 접대사건은 비디오테이프의 등장으로 ‘음모론’이 급부상하면서 카메라 촬영상태와 K나이트클럽 대주주인 이원호씨의 검경수사 내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상전문가들은 화면의 입자가 고른 것으로 보아 전문가용 또는 방송용 6mm 카메라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 장면은 화질이 홈비디오카메라 수준이어서 별도의 카메라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고 ‘몰래카메라’나 휴대전화 부착 카메라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포장마차 근접촬영 등의 상태로 보아 최소한 2명 이상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BS측은 1일 저녁종합뉴스에서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는 15분 분량이며 일부 신문에서 보도한 나이트클럽 내부촬영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비디오테이프는 지난 5일 SBS측에 남녀가 번갈아 제보전화를 한뒤 택배직원을 통해 방송사로 보내왔다는 것.

또한 제보전화도 발신지 표시가 되지 않는 전화나 공중전화를 사용해 용의주도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자는 전화통화에서 K나이트클럽 이원호씨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으며 보도를 거듭 당부했다는 것.

K나이트클럽 이원호씨(50)는 정육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진양관광호텔, 리호관광호텔을 운영하며 오락실, 터키탕,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를 주수입원으로 삼았다. 한편 98년 형 원기씨가 사망하자 부도난 부강건설 아파트사업장을 채무변제 방식으로 넘겨받아 ㅊ주택을 설립, 건설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이씨 형제는 '큰손' 사채업자로 소문났고 IMF직후 일부 건설업체들이 사채거래를 하다 발목이 잡혀 부도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이밖에 진양볼링장도 운영했으나 지난해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호씨는 2001년 진양관광호텔 오락실의 승률조작등 불법운영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구속됐었다. 이씨는 당시 검찰수사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고 그 무렵 모신문에 1단기사로 처리된 검찰직원들의 룸싸롱 소란행위 보도의 제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청주지검은 지난해 3월부터 이씨에 대한 범죄 혐의점을 인지해 은밀하게 내사를 벌였다. 검찰이 조사한 혐의내용은 ㅊ건설회사 인수과정, 볼링장·호텔 터키탕 탈세여부, 조직폭력배 살인사건 배후여부 등이었다. 특히 지난 89년 청주 북문로 노상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배후를 캐기위한 조사에 주력했다.


당시 피살자는 조직폭력배로 알려진 배모씨로 사건 직전 진양관광호텔 대표였던 이씨에게 오락실 영업권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앙갚음으로 린치를 가한 사실이 있다는 것. 얼마후 배씨는 북문로 수아사앞에서 일명 ‘대명파’ 조직폭력배 2명으로부터 피습당해 칼에 찔려 숨졌다.

 

당시 배씨 살인사건은 특별한 범행동기가 드러나지 않아 미스테리 사건으로 여겨졌다. 한편 살인혐의로 복역중이던 2명이 2년전 만기출소한뒤 살인교사 배후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검찰이 내사를 벌이게 된 것이다.


살인사건 배후수사에서 뚜렷한 용의점을 찾지못한 담당검사는 탈세 등의 혐의점에 대해서도 내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이유없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담당검사는 지난 3월 인사에서 전보발령됐다.

 

특이한 점은 지난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주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에 검사가 출입한다’는 글이 올라 작성배경과 인물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 한편 청주지검 김도훈 검사가 이씨 사건을 넘겨받아 지난 4월부터 지방경찰청 강력계를 수사지휘하면서 K나이트클럽 탈세 혐의점을 집중수사해왔다.


또한 K나이트클럽 여종업원의 신고를 받아 윤락행위방지법 위반사실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여종업원들에게 돈을 댄 사채업자가 청주시내 폭력조직의 조직원인 사실이 드러나 폭력조직 연계 부분에 대해 조사도 벌였다. 경찰은 7월부터 청주세무서의 협조를 받아 탈세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씨 사건 수사에 대해 청주지검 강경필부장검사는 "이씨에 대한 내사를 했는지 여부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 따라서 압수수색 영장청구 여부도 난 모르는 일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검사관련 글이 올랐었다는 얘기도 오늘 처음 듣는 말이다. 이원호씨가 나이트클럽을 하는 줄도 이번 사건보도 때문에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부장검사는 이미 출입기자들 사이에 공지된 내용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양실장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이씨에 대한 검경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씨는 지난달 31일 한국일보 보도이후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채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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