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충북도의 당·정 협의회는 '혹시나'했던 집권당에 대한 기대감이 '역시나'라는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충북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천안∼청주공항 수도권전철연장사업 등 이명박 대통령 공약사업 조기 이행과 10대 현안 사업을 거푸 건의했고, 한나라당 지도부는 '충청우대론'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충북도가 건진'수확'은 없었다.

충북도는 정우택 지사가 대통령 주재 회의와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면담 등을 통해 지역민심과 현안을 웬만큼 전달했고, 수도권과밀반대충북협의회가 대규모 도민궐기대회를 여는 등 집권당이'선물'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아니냐며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당정협의회가 끝나자 '립서비스'정도의 박 대표 발언에 애써 의미를 두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원 충북도의회 의장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듯 회의장에서 '뼈'있는 발언을 했다.

이 의장은 "실용정부에 기대가 컸고, 큰 선물을 기대했는데 수도권규제완화라는 부메랑만 왔다"며 말문을 연 후 "초광개발권에 충북 등 내륙을 처음부터 끼워줬으면 좋을 텐데 항의하니 포함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없이는 살지만, 무시당하면 못사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민심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는 기반시설이 완료된 오송으로 당연히 와야 할 것으로 보는데 박 대표가 한마디 해 달라"며 압박했다.

이 의장은 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역시 공모제 방식으로 하려는 흐름이 있고, 청주공항 활성화도 기대했는데 민영화 방침이 나와 홀대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공세를 취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시원하게 말못해 죄송하지만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에 그쳤다.

송광호 최고위원(제천·단양)은 이날"충북발전의 저해 요인과 도민 우려에 대해 대통령이나 정부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한꺼번에 많은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며 진화에 나섰다. 송 의원은 "수도권과밀화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고, 후손들에게 재앙이 될 만한 문제여서 의정활동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당정협의회가 끝나자 "역시 공염불에, 립서비스 향연이었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지난 10년간 예산을 편성해 보지 않았다는 박 대표의 발언과 지금 집행되는 예산을 '전 정권의 산물'이라고 한 것은 해괴 망측한 논리"라며 "노력하겠다·충청 우대론이 나오게 하겠다는 식의 성의없는 말로 도민들을 우롱하러 내려왔냐"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 충북도당과 정 지사는 도민, 정치권, 시민사회 모두가 합심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 역량을 집결시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히는 등 공세를 취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중부내륙첨단산업관광벨트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해 속시원하게 답변한 내용이 없어 실망감이 크다"며 "수도권규제완화 등 충북에 불리한 지방정책이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