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4일 청주 체육관 앞 광장에 수천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현 정부의 수도권 중심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또한 상위 1%를 위한 정부, 강남의 부자들을 위한 정권, 토지와 자산이 많은 사람들은 위한 정책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정책에 대한 성토대회였다.

이번 주에는 원세훈 행안부장관까지 나서서 김문수 경기지사를 옹호함으로써 수도권규제 완화가 이명박 정권의 핵심정책이라는 사실이 청천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그런 판에 어찌 충청인, 나아가 전국의 비수도권이 투쟁적 궐기를 하지 않을 수 있으랴!

거기 특별한 분이 계셨다. 바로 남상우 청주시장께서 맨 앞자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 소속의 시장이, 한나라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궐기의 깃발을 든 셈이기 때문이다. 남 시장께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특단의 결정을 한 것이고 그 결정의 전후에는 지역살리기라는 굳은 결의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그런 결기가 나왔을까 나는 그것이 '공부하는 시장 책읽는 청주'라는 개념에서 나왔다고 해석한다. 논리와 의지가 아니면 그런 지역사적 전망을 수립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고 그것은 바로 공부하는 탐구의 자세와 책을 읽는 것과 같은 묵묵한 의지가 만든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던 것이다.

지난 8월, 남상우 청주시장께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두 다 아시겠지만 박사학위는 대강 쉽게 받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해박한 지식과 정교한 논리를 가지지 않으면 박사는 커녕 석사가 되기도 어렵다. 인내의 극한적인 한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박사가 될 수 없다. 큰 학문이라는 뜻의 석사만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손색이 없어야 한다.

하물며 박사학위를 취득한다는 것은 그 분야의 높은 식견과 깊은 안목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현직 시장께서 박사학위는 받았다는 점은 놀랍지만 그 비결이 있다. 남 시장께서는 시장 취임 이후에도 주경야독(晝耕夜讀)을 해왔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저녁에는 관사로 직행하여 두문불출하고 전화도 끊고 논문을 썼다. 그뿐인가. 남 시장께서는 청렴검소와 근면성실로도 정평이 있다.

그런 시장께서 저녁시간마다 은밀한 사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하셔서 그것이 대체 무엇인가 궁금했었다. 그것이 바로 행정학박사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 정우택 지사께서도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셨다하니 이로써 충북도와 청주시의 좋은 관계가 확인된 셈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공부하는 시장을 그 누가 좋다고 하지 않겠는가.

예로부터 전해오는 호학(好學)이라는 말이 있다. 호학 남상우 시장께서는 '책읽는 청주'를 공약으로 선정했고 시장 취임 이후에는 그 공약 그대로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 도시가 하나의 책을 읽고 토론한다는 청주의 독서운동은 전국적으로도 정평이 있는 좋은 성공사례다.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로부터 이번 '당신의 손'에 이르기까지 책읽는 청주는 큰 성과를 냈다. 공부하는 시장의 책읽는 문화도시는 의미가 크다. 요란한 정책도 아니고 또 정치적 의미도 없는 이런 독서운동을 할 수 있는 비밀이 바로 남상우 시장께서 가진 호학과 주경야독의 정신에 있었던 것이다.

그 정신이 있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지역살리기에 앞장섰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충북도민과 청주시민은 그날 참석한 정치가 특히 한나라당 소속 정치가들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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