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라는 지명이 고려 때부터 비롯되었음은 다 아십니다. 한자로는 淸州, 즉 맑은(clear) 고을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요즘의 청주를 두고도 맑은 고을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요. 도심의 탁한 공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데도 차량은 계속 늘어나기만 할 뿐 달리 뾰족한 대책도 없이 도로를 넓힐 궁리만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청주시가 아무리 의욕적으로 도로를 낸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며 서울이나 여타 대도시 사례를 보더라도 교통체증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여 유럽의 여러 도시들은 대중교통수단 중심으로 교통체계를 바꾸고 있잖습니까. 뿐만 아니라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거나 '차 없는 날(Car-Free Day)'을 정하여 자가용 이용을 줄임으로써 대기오염, 소음, 교통체증을 줄이고 보행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자동차 유발 대기오염 기여도를 낮추어 청정도시(Car- Free City, Clean City)를 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합니다.

'차 없는 날' 캠페인은 1년 중 단 하루만이라도 자가용을 타지 말자는 상징적인 캠페인입니다. 대중교통, 긴급차량, 생계형 차량을 제외한 자가용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운행을 자제하는 날이지요. 1997년 프랑스 서부 항구도시인 라로쉐에서 처음 시작되어 이듬해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되었고, 2000년에는 "도심에서는 자가용을 타지 맙시다(In town, without my car)"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제1회 유럽 차 없는 날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2001년 9월22일은 '세계 차 없는 날'로 정해 전세계 1300여 도시에서 캠페인을 벌였으며 우리나라도 환경, 에너지, 소비자단체들의 주도아래 참여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러 지방도시들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데 서울에서는 지난해 차 없는 날 행사 결과 자가용 차량운행이 23%나 감소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도심의 자동차 운행제한은 대기오염의 개선, 온실효과 유발 오염물질의 배출억제 그리고 도로변 자동차 소음도 저감 등의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그동안 청주지역에서는 성안길이 차 없는 거리로서 정착됐으며 중앙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충북도청의 Car-Free Day, 청주시청의 대중교통 이용의 날 등은 나름대로 노력한 사례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도심 차량 통행이 원활하기를 바라며 주차공간도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와 교통에 대한 불만을 놓고 자동차 문화나 도심교통의 인식을 바꿀만한 계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중 단 하루만이라도 자동차를 이용하지 말자는 '차 없는 날' 행사는 이러한 문제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차 없는 날' 지정과 운영은 자동차에 기인한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 시민의 참여를 통하여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함에 있습니다.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통하여 장기적으로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요.

따라서 자가용 이용자의 의식을 전환시킴과 더불어 보행환경 개선, 자전거 이용 활성화 방안 모색, 편리한 대중교통 환경 구축 등 다각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갈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9월22일은 차 없는 날입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