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스물 일곱.

얼마 전 어떤 사람의 이름을 하나 지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동안 고르고 찾아 碧(벽:푸르다)자 하나를 찾아놓고는
다음 한 글자를 못 찾은 채 두어 달을 보냈습니다.

淵(연:못)자도 옆에 붙여보고 洙(수:물가)도 붙여보고
수없이 많은 글자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 옆에다
세워도 보고 불러도 보았지만 통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어제 분득 雨(우:비)자가 떠올라
그 옆에 세워보니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하여 그 이름을 부탁한 아우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괜찮은 것 같다고 하는데
나머지는 당사자의 마음일 터,
그에게 맡겨두기로 하고 하늘을 내다봅니다.

가문 땅에 비를 뿌리던 하늘에는 아직도 구름이 가득한데
그 어름으로 퍼져가는 가을 기운을 느긋하게 지켜보며
두 손을 모으는 아침,
어렸을 때 즐겨 부르던 '그 얼굴에 햇살을'이라는 노래가 떠올라
입 속으로 흥얼거려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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